"中기업, 이란 혁명수비대에 미사일 원료 판매 중개 역할"

이란 反정부성향 매체, 해킹그룹 문서 입수해 보도
"이란 국적 위장 기업과 IRGC 석유 판매 거래"

중국 베이징 자금성 앞에 걸린 오성홍기(왼쪽)와 이란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3.2.1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중국 기업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판매되는 탄도미사일 원료의 판매 중개 역할을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31일(현지시간)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이 보도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란 정권의 제재 우회와 불법 무기 거래를 폭로하는 해킹 그룹 '프라나 네트워크'로부터 이런 내용을 담은 문서를 입수했다.

문서에서는 중국의 민간 에너지기업 '하오쿤 에너지'가 핵심 축으로 여러 차례 언급됐다. 해당 기업은 몇 년간 IRGC 석유를 중국 정유사에 중개 판매해 왔으며, 4년 전 IRGC 해외작전 정예군인 쿠드스군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이유로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하오쿤은 '골든 글로브 데미르 첼릭'(GDCP)과 특수 장비용 화학제품 공급에 관한 합의를 맺었고, 은행 보증을 취득하기 위해 GDCP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모스타'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GDCP는 튀르키예에 등록돼 있지만, 하오쿤은 이란 소속으로 지칭했다. 또 GDCP 측 이메일 중에는 이란 국적자인 '모하마드레자 사드르'가 서명자로 기재된 이메일도 있었다.

하오쿤은 중국 세관 당국의 협조하에 기밀 채널을 통해 활동을 수행했다며, 이란 측 거래 상대방에게 정보 공개 일체를 막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모하마드자데 사령관'을 수신인으로 한 하오쿤 측 서한도 있었다. 이 인물은 IRGC 해군 전 부조정관이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재임 시절 부셰르주 전 주지사인 아흐마드 모하마드자데로 추정된다.

GDCP는 탄도미사일 연료에 사용되는 원자재 조달과 IRGC를 대신한 석유 판매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문서는 GDCP가 하르그섬산 석유 200만 배럴을 아랍에미리트(UAE) '포춘 컴퍼니'에 판매할 준비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또 다른 문서에는 GDCP에 약 300만 달러(약 45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송금된 내역, 해당 자금이 이란의 민간 은행인 테헤란 관광은행 보르제 아스만 지점 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적혔다.

석유 판매 수익 상당 부분은 중국산 과염소산나트륨 구매에 쓰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를 중개하는 하오쿤은 무기, 미사일 연료 물질 등 판매를 통해 IRGC에 진 수억 달러의 채무를 상환하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이란 인터내셔널에 "하오쿤이 여전히 IRGC 석유 수익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 이상을 미지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