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 사막 횡단 트럭 행렬…중동 물류비 '사상 최고'

상하이발 운임 4131달러 돌파…팬데믹 당시 역대 고점마저 추월
트럭 동원한 ‘랜드 브리지’ 가동에도 기존 물동량 20~40% 불과

호르무즈 해협 이미지. 2026.03.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비상 운송 작전에 나서고 있다. 해협 인근 항구에서 화물을 내린 뒤 트럭으로 육로 운송을 거쳐 다시 선박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중동행 물류 운임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준을 넘어 급등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쟁 초기 중동으로 향하던 화물들이 현재 인도와 모잠비크 등 원거리 항구에 발이 묶여 있으며, 기업들은 물류 차질을 피하기 위해 수천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발 걸프·홍해 노선의 20피트 컨테이너(TEU) 운임은 이번 주 413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최고 수준이었던 2021년의 396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운임 급등은 연료비 상승과 함께 육상 운송용 트럭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등 주요 해운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요르단 등을 연결하는 육상 운송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머스크의 빈센트 클레르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와 이라크가 요르단과 튀르키예 등지에서 들어오는 대규모 트럭 운송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MSC와 머스크 등 주요 해운사들은 사우디 얀부와 UAE 푸자이라 등 오만만 항구에서 화물을 내린 뒤, 이를 트럭으로 사우디 담맘과 이라크 바스라, UAE 제벨알리 등 주요 거점으로 운송하는 ‘랜드 브리지(Land Bridge)’ 전략을 가동 중이다. 일부 화물은 이후 소형 선박을 통해 인근 국가로 재운송되고 있다.

다만 육상 운송은 기존 대형 컨테이너선 수송 능력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크다. FT에 따르면 하루 평균 135척 수준이던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은 전쟁 이후 크게 감소했으며, 걸프 지역 물동량도 60~80%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물류 병목 현상으로 인도 타타그룹의 식료품 운송 지연은 최대 60일에 달하고 있다. 비료 업체들은 수만 톤 규모 화물을 트럭으로 분산 운송하면서 톤당 최대 90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 물자 수송에도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과거 이란을 경유하던 아프가니스탄행 구호품이 현재 9개국을 거치는 육상 우회 경로를 이용하면서 도착이 43일가량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