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 크루즈선 입항하는 카나리아…"코로나 악몽 재현"
사망자 3명 나온 선박…스페인, 지역 반발에도 WHO 요청 수용
WHO "공중보건 위험 낮아"…주민·관광업계는 격리 재현 우려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한타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 입항을 앞두고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주민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격리 조치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승객·승무원 등 150명이 탄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가 오는 9일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에 도착할 예정이다.
'MV 혼디우스'호에선 최근 승객 등의 한타바이러스 확진·의심 사례가 잇따라 나와 이 가운데 3명이 숨졌다.
스페인 정부는 현지 당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요청에 이 선박의 카나리아제도 입항을 허가했다.
카나리아제도는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유럽에서 가장 먼저 격리 조치를 경험한 지역 중 하나다. 2020년 2월 테네리페의 한 호텔에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700여 명의 관광객을 14일간 격리하는 조치를 취했었다.
카나리아제도는 관광 의존도가 높아 2014년 에볼라 사태 등 다른 감염병 위기로부터도 영향도 받았었다. 최근엔 서아프리카발 이주민도 지역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테네리페 주민 마르가리타 마리아(62)는 "우린 다른 사람을 돕고 수용하는 데 꽤 유연한 공동체지만, 이번 일(MV 혼디우스 입항)은 지나치다"며 "사람들이 겁을 먹고 걱정하고 있다. 스페인은 큰 나라이고 크루즈선이 갈 수 있는 항구도 많다"고 말했다.
WHO는 MV 혼디우스호의 한타바이러스 감염이 사람 간 전파에 의한 것으로 보면서도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은 적다"고 평가하고 있다. 승객들 사이에서 확인된 한타바이러스 변이의 경우 장시간·밀접 접촉시에만 전파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테네리페 현지에선 병원과 보건소가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한 간호사는 "코로나19 유행 때와 같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아이들과 노인 가족, 취약계층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카나리아제도가 "안전한 관광지"란 이유로 다른 지역이 피하는 책임까지 떠맡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테네리페 호텔협회 아소텔의 호르헤 마리찰 회장은 "카나리아제도와 국제 관광시장에서 경쟁하는 모로코가 (MV 혼디우스의) 목적지로 고려되지 않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페 아폰소 카나리아제도 관광장관도 스페인 중앙정부가 지역에 무엇을 요구하는지 제대로 소통하지 않아 관광업계의 우려를 달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은 이번 사태가 6월로 예정된 교황 레오 14세의 카나리아제도 방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걱정하고 있다.
현지 코미디언 오마이라 카소를라는 인스타그램에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교황을 상상할 수 있느냐. 그런 헤드라인은 원치 않는다"고 적었다.
모니카 가르시아 스페인 보건장관은 "선박(MV 혼디우스)에 남아 있는 승객들은 모두 (한타바이러스)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각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스페인 국적자 14명은 마드리드 소재 병원으로 이송돼 격리될 예정이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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