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시아 수출 유가 4달러 인하…여전히 역대급 '할증'

6월 프리미엄 15.5달러로 책정…예상보다는 덜 낮춰
호르무즈 봉쇄에 사우디·UAE만 제한적 우회 수출 가능

아람코 로고. 2026.3.2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전쟁 장기화 속에서 아시아로 수출하는 주력 원유의 6월 공식판매가격(OSP)을 인하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홍해를 통한 우회 수출이 가능한 사우디가 부과한 가격 할증(프리미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 시장에 판매하는 대표 유종인 아랍 라이트(Arab Light)의 6월 판매가격을 지역 기준유 대비 배럴당 15.50달러 프리미엄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달보다 4달러 낮춘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사우디가 가격을 8달러 가량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인하 폭은 예상보다 작았다.

수출 가격은 낮췄지만 15.50달러라는 프리미엄은 여전히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걸프 산유국들의 수출 통로가 크게 제한된 영향 속에서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UAE)와 더불어 우회 수출항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현재 자국 동부 유전지대에서 생산한 일부 원유를 동서를 가로지르는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 얀부 항구로 보내 수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출 경로다.

UAE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송유관을 보유한 주요 산유국으로 사우디와 함께 여유 생산능력을 갖춘 국가로 평가받는다. 다만 UAE는 산유 정책 제약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달 OPEC을 탈퇴했다.

트레이더들은 사우디의 공식판매가격이 페르시아만 라스타누라 항에서 선적되는 원유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라며 실제 정유사들이 부담하는 가격은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얀부 항을 통한 우회 수출에는 추가 송유관 비용과 물류비가 발생한다.

아람코는 두바이유와 오만유 가격을 기준으로 아시아 수출 원유 가격을 책정한다. 그러나 중동 전쟁 이후 현물 물량 부족이 심화되면서 두 기준유 가격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3월 급등했던 지역 기준유 가격은 4월 들어 다소 진정된 상태다.

국제 유가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50% 넘게 상승했으며 최근에는 4년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둘러싸고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OPEC+는 지난 3일 회의에서 상징적인 수준의 증산에 합의했다. 다만 실제 증산 여부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각국의 생산 정상화 가능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