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 에너지 가격 24% 급등 전망…자칫 유가 115달러"

"원자재 가격도 16% 오를 것으로 보여"
요소값 급등에 비료 품귀…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이란 국기 앞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원유 시설 모형이 놓여 있다. 2026.3.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동에서 발발한 전쟁의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WB)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에너지 가격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 수준인 24% 급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와 비료 가격 폭등으로 인해 전체 원자재 가격 역시 16%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가격 급등의 진원지는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의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초기 글로벌 석유 공급량이 하루 약 1000만 배럴이나 급감하는 등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충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브렌트유 가격은 연초 대비 5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은행은 올해 평균 가격이 2025년 배럴당 69달러에서 86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세계은행은 5월 중 분쟁이 완화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지만, 만약 분쟁이 격화하고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11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개발도상국의 물가 상승률은 5.8%까지 오르며 전 세계 경제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우려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 세계 식량 안보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요소 가격이 60% 급등하면서 비룟값도 올해 31%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비료를 구하기 어려워진 농가들이 생산량을 줄이면 이는 고스란히 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최대 4500만 명이 추가로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차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년간 이어진 여러 충격으로 각국 정부가 이번 위기에 대응할 재정 여력이 크게 줄었다"며 "시장을 왜곡할 수 있는 무분별한 재정 지원 대신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신속하고 일시적인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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