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휴전연장 호응 없이 강경…"봉쇄 해제 없인 협상 불가"
혁명수비대 "적이 휴전 요청…재충돌 시 상상 초월 타격"
IRGC, 오만 인근 화물선 공격…국영매체 "美 협상조건 거부"
- 최종일 선임기자, 김지완 기자,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김지완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전격 발표했지만, 이란은 전략적 관망 속에 군사적 공세를 이어가며 휴전 연장에 쉽사리 호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테헤란 현지시간 22일 오전 10시가 넘은 시점까지도 이란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테헤란 내부 분위기에 대해 "긍정적·부정적 신호가 동시에 감지되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란이 미국에 대한 깊은 불신을 바탕으로 "강요된 조건 아래서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란은 협상에서의 핵심 지렛대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적극 활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략적 요충지인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압박을 통해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창설 기념일 성명을 통해 미국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IRGC는 최근 군사 작전을 통해 "적의 군사 기반시설과 지휘체계를 마비시켜 결국 휴전을 요청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교전은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어떠한 위협에도 즉각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새로운 전투가 벌어질 경우 지역 내 적들의 잔여 자산에 상상을 초월하는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해상 충돌 정황도 보고됐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오만 북동쪽 약 15해리(28㎞) 해상에서 컨테이너선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IRGC 고속정이 사전 경고 없이 총격을 가해 선박 함교가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해당 사건을 "경고를 무시한 선박에 대한 정당한 해상법 집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휴전 국면 속에서도 이란이 해상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앞서 이란 국영 방송 IRIB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에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란은 미국의 협상 조건을 거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연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휴전 연장을 발표했다"며 "그러나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해상 봉쇄 해제를 단호히 주장하며, 압력에 굴복해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사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역시 이란 매체 샤르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새로운 협상에 앞서 휴전 위반부터 중단해야 한다"며 휴전 연장에도 불구하고 현 상태로는 추가 종전 회담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봉쇄가 해제되는 즉시 다음 협상 라운드는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이라며 "이란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군사적 공격을 먼저 시작한 적이 없다"며 "정치적 해결을 원한다면 준비돼 있고, 전쟁을 원한다면 그에 대해서도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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