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일방 휴전, 시간끌기 술책…美측 협상조건 거부"

트럼프 "협상 결론 날 때까지 휴전 연장" 무기한 휴전 발표
이란 "압력하에 협상 재개 없어"…파키스탄 총리는 "트럼프에 감사"

미국 성조기와 이란 국기 일러스트. 2026.03.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사실상 무기한 휴전 연장을 발표하자 이란 측은 "미국의 협상 조건을 거부한다"며 휴전 연장을 '시간 끌기용 술책'으로 의심했다.

이란 국영 방송 IRIB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인 22일 이른 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란은 미국의 협상 조건을 거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연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IRIB는 "트럼프는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 요청에 따라 이란이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때까지 휴전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휴전 연장을 발표했다"며 "그러나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해상 봉쇄 해제를 단호히 주장하며, 압력에 굴복해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 역시 트럼프의 휴전 연장 발표 직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휴전 연장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휴전 연장을 포함한 트럼프의 모든 행위가 '기만'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의 고문 마흐디 모하마디는 "트럼프의 휴전 연장은 분명 기습 타격을 위한 시간 벌기용 책략"이라고 X에서 비판했다.

그는 "패배한 쪽은 조건을 설정할 수 없다"며 "시간은 이란의 주도권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지속하는 것은 "폭격과 다를 바 없다"며 군사적 대응을 주장했다.

반면 미국과 이란 사이 중재 역할을 맡은 파키스탄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결정을 환영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X에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휴전 연장 요청을 흔쾌히 수락해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샤리프 총리는 이어 "파키스탄에 부여된 신뢰와 확신을 바탕으로, 파키스탄은 분쟁의 협상에 의한 해결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2차 회담에서 포괄적인 '평화 협정'을 체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정부가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으며, 예상 밖의 일이 아니다"라며 전격적인 휴전 연장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사실에 기반해 이란의 지도자들과 대표단이 통일된 제안을 가져올 수 있을 때까지 이란에 대한 공격을 보류해달라는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에 봉쇄를 유지하고, 그 외 모든 면에서 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면서도, "이란 측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이 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기한 휴전 발표는 파키스탄에서 22일쯤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미·이란 대표단 간의 2차 회담이 불발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당장의 군사 공격 선택지를 고르는 대신 추가 협상 시간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