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선 나포에 이란, 미군 드론공격…충돌재개에 2차협상 위태
美 "정지명령 거부 이란 화물선에 해병대 발포·억류"…휴전 후 첫 무력사용
이란 "美함정들에 보복공격"…美 "20일 오후 협상단 도착"에도 이란은 '미정'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과의 2차 평화 협상을 추진 중인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우회하려던 이란 국적 화물선을 공격·나포하면서 '2주 휴전'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군사적 충돌 재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란 측이 실제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 함정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밝히면서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온 휴전 및 외교적 해결 움직임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20일이나 21일로 예상됐던 2차 협상 일정 또한 불투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해군 스프루언스함이 오만만에서 투스카호를 요격하고 정지 경고를 했으나, 이란 선원들이 이를 거부해 기관실에 구멍을 뚫어 정지시켰다"며 "현재 미 해병대가 선박을 억류(custody)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측의 이란 선박에 대한 발포 및 승선·나포 조치는 이달 7일 '2주 휴전' 합의 이후 첫 무력 조치다. 미군 중부사령부 등에 따르면 미군은 휴전 이후 이른바 '역봉쇄' 전략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이란 연계 선박 20여 척을 강제 회항시키는 등 통제를 이어왔으나, 실탄을 사용해 공격하고 나포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스프루언스함이 6시간에 걸쳐 경고를 보냈으나 투스카호가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아라비아해 북부를 계속 항해했다"며 "'기관실에서 대피하라'로 반복적으로 경고한 뒤 5인치 함포로 기관실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스카호는 침몰하지 않았으며, 이후 해병대원들이 승선해 억류했다는 게 미군 측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투스카는 미국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물자 조달에 관여했다고 지목한 이란 기업 소속이다.
선박 추적 데이터를 보면 투스카호는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의 가오란 항구에서 돌아오는 중이었다. 가오란항은 이란 탄도미사일 고체연료의 핵심 원료인 과염소산나트륨 등 화학물질 선적지로 알려져 있다.
이란 측은 수 시간 만에 보복으로 미군 군함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20일(현지시간) "몇 시간 전, 미국 테러리스트 군인들이 오만만에서 중국에서 이란으로 향하던 이란 컨테이너선 투스카호를 공격했다"며 "미국이 이 선박을 공격한 후, 이란군도 여러 미국 군함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란은 이미 미국의 어떠한 행동에도 보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것과 동시에,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했으며, 이란의 허가 없이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이나 유조선은 이란군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관영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군 통합사령부인 하탐 알안비야의 대변인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미국이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오만만에서 이란 상선을 공격하는 "해적 행위"를 자행했다며 "조만간 대응하고 보복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들의 통항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미국 측은 13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들을 차단하는 이른바 '역봉쇄'에 나서 현재도 이를 유지 중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이달 16일 '열흘 휴전' 합의를 계기로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항이 잠시 재개되기도 했지만, 이란은 미국의 '역봉쇄'에 반발해 18일부터 다시 해협 통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유조선 1척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고속정의 공격을 받았고, 컨테이너선 1척도 미상의 발사체에 피격됐다.
이란 측이 미국의 투스카호 나포와 관련해 무력 대응에 나서면서 양국 간 휴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일쯤 만료 예정인 미·이란 간 '2주 휴전'의 연장 여부는 추가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런 가운데 미 백악관은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재러드 쿠슈너(트럼프 대통령 사위) 등으로 구성된 협상단이 이란과의 2차 협상을 위해 20일 오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협상이 "화요일(20일)에서 어쩌면 수요일(21일)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 측에선 2차 협상이 확정되지 않았단 얘기가 나오고 있어 그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란 국영 매체는 "미국의 과도한 요구, 비현실적 기대, 입장 변경, 모순된 태도, 지속적인 해상봉쇄"를 이유로 2차 협상 참석을 "거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이란 측은 앞서 1차 협상 직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설명을 발표한 적이 있어 2차 협상 "거부" 보도가 최종적인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양측은 앞서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개전 후 첫 대면 협상을 진행했다.
1차 협상 당시 이란 측 대표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18일 오후 TV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통제 속에 있으며, 미국이 봉쇄를 철회하지 않으면 해협 통행은 반드시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평화"를 향한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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