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열흘 휴전' 발효…美-이란 종전협상 청신호

트럼프 "레바논 대통령-이스라엘 총리 회담도 1~2주 내로"
이란도 환영…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 레바논내 이동 허용 불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측 레바논 접경지에서 바라본 남부 레바논 상공에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4.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합의한 열흘간의 휴전이 16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발효됐다.

이번 합의는 6주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의 교전을 멈추기 위한 조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중재에 나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레바논의 조제프 아운 대통령,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매우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휴전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그는 휴전이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5시부터 시작된다며 양국 정상을 1~2주 내로 백악관으로 초청해 1983년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회담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아주 오래전인 1983년 이후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의 첫 번째 의미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며 "양측 모두 평화를 원하고 있으며, 나는 그것이 조속히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양측의 휴전 기간이 상호 합의에 의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영상 성명에서 "레바논과 역사적인 평화 협정을 달성할 기회가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일시적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휴전 발표 이후 이란 측에서는 미국과의 평화 협상에 대해 "신중하게 낙관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이번 이스라엘-레바논 일시 휴전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 측은 그동안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지속이 미국과의 2주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아미르 사예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합의 직후 "미국이 외교에서 반복적으로 배신해 온 역사로 인해 우리는 미국에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는 선의를 가지고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바니 대사는 "우리는 현재 (미국과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대해 신중하게 낙관하고 있다"며 "미국이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한다면 이 협상들은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협상 상황과 이스라엘-레바논 간 휴전 합의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16. ⓒ AFP=뉴스1

미 국무부가 공개한 6개 조항의 합의문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양국이 전쟁 상태가 아님을 확인하며, 양국 간 지속적인 안보·안정·평화를 보장하는 포괄적 합의 달성을 목표로 미국의 중재 하에 신의 성실에 기반한 직접 협상에 임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합의문에 따르면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 등 자국 내 비국가 무장 단체가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 행위를 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진다. 레바논의 주권과 국방은 레바논 보안군이 배타적으로 책임진다.

하지만 이번 휴전이 완전한 평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에 동의하면서도 레바논 남부 '안보 구역'에서 군대를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확장된 안보 지대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휴전 합의에 직접 찹여하지 않은 실제 교전 당사자인 헤즈볼라의 반응도 변수다. 헤즈볼라 측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된다면 휴전을 준수할 뜻을 밝히면서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영토 내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어떤 합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의 합의가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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