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기름길도 막힐라…사우디, 美에 호르무즈 봉쇄 철회 압박"
WSJ 보도…친이란 후티,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
미국, 호르무즈 역봉쇄하며 이란 자금줄 압박 나서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철회하고 이란과의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전날(12일)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이란의 자금줄을 압박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의 자유로은 흐름을 촉진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행정부는 걸프 지역 동맹국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이나 다른 어떤 국가도 협박하지 못하도록 보장하면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의 발언과는 달리 이란이 대리 세력인 예멘의 후티 반군을 앞세워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후티 반군은 2023년 가자 전쟁 발발 당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가는 선박을 공격하며 긴장을 고조시킨 바 있다.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12%가 통과하는 곳으로 호르무즈 해협(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5% 통과)과 함께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핵심 관문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후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 연안에서 원유를 우회 수출해 온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경우 원유 수출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다수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도록 미국을 압박하며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당국자들은 WSJ에 후티가 자국 선박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으나 아랍 관계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이란이 후티 반군을 더 압박할 경우 후티 반군이 분쟁에 적극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외교 고문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는 지난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브엘만데브를 호르무즈와 동일하게 여긴다며 "백악관이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려 한다면 단 한 번의 신호로 글로벌 에너지와 무역 흐름이 교란될 수 있음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WSJ는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후티 반군은 앞서 바브엘만데브 봉쇄가 자신들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이 홍해 관문을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신흥시장 전략가인 에릭 메이어슨은 "이란은 '우리의 원유 수출을 제한한다면 우리는 얀부 터미널(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항구)의 수출을 방해하겠다'며 다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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