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호르무즈 역봉쇄, 국제법은…"교전국 지위상 합법일 수도"
호주 학자 "교전국 간 해상봉쇄는 정당…제3국 선박까지 통제시 문제"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이 이란과의 평화협상 결렬 뒤 해군 전력을 동원해 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들을 차단하기 위한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조치에 나섰다.
무해통항권이 인정되는 국제 수로인 만큼 미국·이란의 조치 모두 '국제법 위반'이란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미국과 이란이 현재 무력충돌을 진행 중인 '교전국'임을 감안할 때 이들의 해상봉쇄 조치가 '법리상 가능하다'고 봤다.
도널드 로스웰 호주국립대 국제법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인디펜던트 기고에서 "지금 우린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에서 일종의 교착 상태에 있다"며 "평화회담이 진행됐지만 결렬됐고 현재 무력 사용은 없다. 그러나 완전한 평화 상태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이란 기준 8일) '2주간 휴전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 이어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비롯한 주요 쟁점에서 접점을 못찾아 합의 없이 끝났다. 이에 따라 지역 내 군사적 긴장도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로스웰 교수는 "핵심 쟁점은 미국이나 이란이 휴전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하는지 여부"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미 군함이 봉쇄하는 건 분명히 휴전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다. 순전히 법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이 봉쇄를 가하면 휴전은 종료되고 적대행위가 재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앞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항행을 사실상 금지한 데 대해서도 "무력충돌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단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즉, 국제법(해전법)상 교전국은 합법적으로 해상봉쇄를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란·미국의 관련 조치 모두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로스웰 교수의 주장인 셈이다.
로스웰 교수는 일부 선박이 이란에 통행료를 내고 해협을 통과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정상적인 항행의 자유가 중단된 국제 무력충돌 상황이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로스웰 교수는 미국의 '역봉쇄'로 이란의 석유 수출이 중단돼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으면 "향후 협상에서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그로 인한 고통은 결국 이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역봉쇄'가 이란 항구에만 한정될 경우엔 국제법상 문제가 없지만, 해협 전체를 차단해 제3국 선박까지 통제한다면 국제사회와의 심각한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호르무즈 해협 같은 국제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는 국제 무역과 세계 경제의 근간이 되는 국제법상 핵심 원칙이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이 원칙을 가장 강력하게 옹호해온 나라 중 하나였다"며 "이란에 대한 봉쇄 위협과 해협 내 기뢰제거 작전이 어쩌면 호르무즈 해협을 모두에게 열린 해상 통로로 되돌리는 작은 발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바람을 전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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