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표단 단장 "美, 협상에서 이란 신뢰 얻는 데 실패"

"이란 대표단, 전향적·주도적 제안 내놔"
"신뢰 얻을 수 있을지지 스스로 결정해야"

무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6.4.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과정에서 이란 측 대표단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대표단이 이란 측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올렸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X(구 트위터)에 "협상에 앞서 나는 우리가 필요한 선의와 의지를 갖추고 있으나, 이전 두 차례 전쟁의 경험으로 인해 상대측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 대표단은 중재국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전날부터 21시간 동안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결렬됐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여러 사안에서 공통된 이해에 도달했고, 2~3개 주요 사안에서 견해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주요 쟁점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의 무력화, 호르무즈 해협 즉각 개방 등 2가지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 포기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 측의 요구가 과도해 합의가 불가했다는 입장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대표단의 동료들은 전향적·주도적 제안을 내놨지만, 상대측은 결국 이번 협상에서 이란 대표단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미국은 우리의 논리와 원칙을 이해했고, 이제 우리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 스스로 결정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강인한 외교를 군사적 투쟁과 병행하는 수단으로 삼아 이란 국민의 권리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40일간의 국가 방위로 이란인들이 이뤄낸 성과를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와 군사 투쟁은 양자택일이 아닌 병행 수단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등 전쟁을 통해 확보한 성과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갈리바프 의장은 "이번 협상 과정을 촉진하기 위한 우방이자 형제 나라 파키스탄의 노력에 감사드리며, 파키스탄 국민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