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15개항 종전안에 답변…"협상 제안은 기만술"(종합)
호르무즈 해협 주권 인정·전쟁 배상금 등 5대 조건 역제안
"미국, 평화 이미지 연출하며 남부 지상군 침공 준비" 의혹 제기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이 미국의 15개 항 종전안을 거부하고 자체적인 종전 조건을 제시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25일 밤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미국 측에 공식 답변을 전달했으며, 현재 미국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란 국영 매체들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역제안은 크게 5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 인정을 골자로 한다.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이 자국의 '자연적이고 법적인 권리"라면서 향후 미국의 약속 이행을 보장하는 수단이므로 반드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모든 공격 및 암살 행위 즉각 중단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보장책 마련 △전쟁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 △이란과 연대한 모든 저항 세력을 포함한 전면적 종전을 요구했다.
특히 이란은 미국의 협상 제안 자체를 신뢰하지 않으며 이를 '제3의 기만술'로 간주하고 있다고 타스님은 전했다.
이란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협상을 내세워 평화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며, 그 뒤로는 이란 남부에 대한 지상군 침공을 준비할 시간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측은 지난해 6월 있었던 '12일 전쟁'과 현재 진행 중인 전쟁 모두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도중에 발생한 점을 들어 미국의 협상 의지 자체를 전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협상 제안 역시 새로운 공격을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고위 관리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안은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이 현실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며 대화 여지는 남겼다.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전달된 미국의 제안은 15개 항으로 구성됐다. △이란의 모든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 △주요 핵 시설 해체 △미사일 역량 제한 △역내 대리 세력 지원 중단 등이 핵심 요구사항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 측은 미국의 제안이 자국 방어 능력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측은 "모호한 제재 해제 계획을 대가로 방어권을 내놓으라는 것"이라며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양측의 공개적인 발언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애걸하는 건 내가 아니라 그들(이란)"이라고 주장했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등 고위 관리들은 "어떤 협상도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저항을 계속하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튀르키예·파키스탄·이집트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상황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며 양측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은 양국 고위급 회담을 자국에서 개최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장소까지 제안한 상태다.
외교적 해법 모색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도 군사 충돌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도 이란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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