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 붕괴 요원…"혁명수비대 영향력 확대로 더 급진화"

WP "정권 내 균열 조짐 없어…IRGC, 국가권력 핵심으로 부상"
모즈타바, '권력 정점' 부친과 달리 IRGC와 협력관계…온건파 위축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엔겔라브 광장에서 열린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등의 장례식에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2026.03.12.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전쟁 초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사살하면서 이란 정권 붕괴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났지만, 이란 정권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서방 안보 소식통은 이란의 남은 의사결정권자들이 혼란에 빠져 있고, 서로를 의심하며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이란 권력 구조 내부에서 균열이나 이탈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정보회의(NIC)도 전쟁 전 작성한 기밀 정보 평가에서 미국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이란의 군·종교 권력 체계를 무너뜨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전쟁 이후에는 이란에서 IRGC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처드 네퓨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이란 국장은 "IRGC는 정치·경제에서 권력을 갖고 있고, 국내 억압 장치도 장악하고 있다"며 "이제 IRGC는 사실상 국가 권력 체제의 핵심이 됐다. 이번 전쟁은 IRGC를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결의를 더 다지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너선 파니코프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알리 하메네이는 정권 내 변화하는 여러 동맹 세력의 정점에 서 있던 인물이었다며 그의 아들이자 신임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버지처럼 완전히 독립적인 최고지도자라기보다 IRGC와 협력하는 파트너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파니코프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종전 후 정권이 크게 흔들려 권력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이지만 자신은 그런 가능성에 회의적이라며 "현재 민중 봉기가 일어날 가능성이나 정권 내부 균열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총을 가진 누군가가 변절하거나 물러나지 않는 한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유럽 관계자는 이란 내부에서 걸프 국가들에 대한 보복 공격이 힘의 상징으로 환영받는 반면 외교를 지지했던 관계자들은 신뢰를 잃었다며 "이란 정권은 과거보다 훨씬 더 급진적이고 강경해졌다"고 말했다.

지난주 '쿠드스의 날'(반이스라엘 기념일) 집회에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고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도 정권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고문인 알리아스가르 샤피에이안은 WP와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지난주 전쟁에서 사망한 군 지휘관 장례식에 참석했는데 군중이 '타협·항복은 없다'를 외치며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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