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파양·안락사…중동 피난길 반려동물들 덮친 3가지 비극

항공편 감축, 광견병 접종 수주 소요…주인들 난색
현지 동물보호소 포화상태…하루 수십통 유기 신고

유기견 재입양 단체인 'K9 프렌즈 두바이'가 이란 전쟁으로 피난하는 과정에서 반려동물을 유기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출처=K9 프렌즈 두바이 페이스북) 2026.3.11./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사람들뿐 아니라 동물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전쟁을 피해 중동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들이 버려지는 반려동물 보호처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선 유기 반려동물 관련 게시물이 수백 건씩 게재되고 있다.

유기견 재입양 단체인 'K9 프렌즈 두바이'는 반려견을 두고 떠나려는 주인들과 버려진 반려견에 대한 신고 전화가 폭증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반려동물 주인들은 이동 비용이나 서류 절차를 감당하기 싫어 수의사에게 안락사를 부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두바이의 동물 보호 단체와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클레어 홉킨스는 "일부 반려동물 주인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며 "입양했던 반려동물을 파양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고, 반려견을 유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홉킨스는 "현재 항공편이 크게 줄어든 상태라 항공사들이 동물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며 "광견병 예방 접종을 하려면 여행을 3주 더 미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수의사들에게 안락사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대부분의 수의사들은 보호소로 보내지만 우리는 이미 포화 상태"라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동물 보호소를 운영하는 안소 스탠더도 유기된 반려견과 반려묘를 맡아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며 "하루 만에 27통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스탠더는 "이런 시기에는 동물들이 말없이 고통을 겪는다. 혼란 속에 버려지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다. 긴급 고양이 보호 시설과 개 보호 시설을 짓기 위한 후원과 직원·사료·수의사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