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걸프해역 유조선 산발 공격 지속…"화물선 2척만 통과해"

혁명수비대 "美유조선 미사일 명중"…페르시아만 안쪽서 바하마 유조선 피격
하루 100척 넘게 오가다 막혀…"中, 이란과 자국 선박 안전 통과 협의 중"

NHK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지난 5일 오전 기준 화물선 2척이 통과하는 데 그쳤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케슘 섬의 모습. 2023.12.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채 안쪽 페르시아만의 유조선을 겨냥한 산발적인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극소수의 화물선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를 통해 공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의 유조선의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IRGC는 이 유조선이 "페르시아만 북부에서 미사일에 명중됐다"며 "현재 불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페르시아만 안쪽 이라크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바하마 선적 유조선이 공격을 받아 폭발하면서 선체가 손상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공격은 이날 새벽 1시 20분쯤 정체불명의 소형 선박이 유조선 좌현으로 접근한 직후에 일어났다. 이 유조선이 IRGC가 공격했다고 주장한 미국 유조선과 동일 선박인지는 불확실하다.

IRGC는 전날(4일)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해협 통과를 시도했던 유조선 10척이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걸프국 에너지 인프라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바레인 정부는 이날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주요 국영 정유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현재는 진화됐다고 밝혔다.

고조되는 공격 위협 속에서 세계 원유와 LNG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일본 NHK가 선박 실시간 위치정보 제공업체 '마린트래픽' 운영사 '케플러'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화물선 위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5~27일에는 매일 120척 이상이 해협을 통과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지난달 28일 이후에는 선박이 급감해 지난 2일과 3일에는 각각 3척이 해협을 지나갔다.

3일 오후 1시 이후에는 통과하는 선박이 보이지 않다가 하루 반 정도가 지난 5일 오전 6시쯤 화물선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갔고, 이어 오전 10시쯤 화물선 1척이 페르시아만 밖으로 나갔다.

나간 화물선은 일본 기업이 소유하고 해외 기업이 관리·운항하는 선박으로,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항에 정박해 있었다.

해당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 내부에서 평소 항로보다 이란 측에서 더 떨어진 곳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간 화물선은 해협 통과 전후로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가 됐는데, 선박 위치 등을 송신하는 장치를 일시적으로 껐을 가능성이 있다.

케플러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야마다 유 매니저는 "실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위험이 임박했을 때나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장치를 끄는 것이 허용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페르시아만 안에 있는 유조선과 화물선은 2200척 이상이다. 야마다 매니저는 이와 관련해 "승무원의 식량과 물 보급,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문제가 생길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中, 이란에 자국 관련 유조선 안전 통과 허용 요구"

한편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의 안전 항행을 위해 이란과 협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란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은 전체 원유 수입량의 약 45%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등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이란에 중국 관련 선박의 안전 통과를 허용해 달라고 압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이라는 선박이 신호를 '중국 소유'(China-owner)로 변경한 뒤 4일 밤과 5일 새벽 사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