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때린 미국…다중 시험대 오른 중국 [황재호가 만난 중국]
황재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원 첸펑 박사 인터뷰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시설, 미사일 기지 등에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을 전격 단행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니이가 사망했고 수백 명의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 교체를 포함해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미군의 추가 희생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또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속에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도 압박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 사태로 전 세계 안보가 극도로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란 사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란 사태는 현 국제 질서와 미중 관계 그리고 한반도에 어떤 전략적 함의를 주는가. 중국의 미국 전문가 첸펑(钱峰) 박사를 인터뷰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원 주임연구원인 첸펑 박사의 주요 연구 분야는 강대국 외교와 국제 안보다. 그는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중국 측 위원,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산하 국가 고급 싱크탱크 연구센터 특임 전문가 등을 역임했다.
- 현재 이란 사태를 어떻게 보나.
▶ 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일정 진전을 보인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 등이 사망했다. 이는 명백히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위배된다. 이에 이란은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 27곳과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군사 보복을 개시했으며, 전쟁의 불길은 걸프 지역과 중동 각국으로 번지고 있다.
동시에 이란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해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글로벌 공급망은 단절 위험에 직면했다. 현재 국제 정세는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 이미 국지적 군사 충돌에서 전 세계 에너지 안보와 금융 안정을 좌우하는 심층적 위기로 격상됐다.
- 이란 사태는 중국의 대외정책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
▶ 현재 정세는 중국에 에너지 안보와 해외 이익 보호, 대국의 책임을 다중적으로 시험한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동은 중국의 원유 공급 핵심 지역이며, 호르무즈 해협은 에너지 수입의 '해상 생명선'이다. 정세 불안은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직접 위협하고 수입 비용을 증가시킨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시작한 군사 행동은 세계가 '정글의 법칙'으로 회귀할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의 취약한 안정 구조를 붕괴시킬 것이다.
해외 이익 측면에서, 이란과 중동 아랍 국가들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중요한 파트너다. 이들의 불안정화와 붕괴는 일대일로 추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중국의 현지 해외 투자와 기업 운영의 안전을 위협하며 동시에 중국 국민의 보호 능력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
외교 차원에서 중국은 항상 정치·외교적 경로를 통한 위기 해결을 고수해 왔으며, 국제 관계에서 무력 사용이나 정권 교체를 선동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이번 위기는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화해와 대화를 촉진하는 외교 정책을 실천하며, 전쟁의 불씨가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 무대가 될 것이다.
- 이란 사태가 국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 이번 위기는 유엔 헌장을 기반으로 한 국제 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행동은 안보리 승인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권 국가 지도자를 대상으로 해 위험한 '선제공격'과 '정권 교체'의 선례를 만들었으며, 국제법의 권위를 약화했다. 이 위기는 동시에 유엔 안보리가 강대국의 무력 행위를 제지하는 데 무력함을 드러냈으며, 글로벌 안보 거버넌스 체계의 추가적인 무질서를 초래했다. 이는 지역 조직과 신흥 국가들이 더 많은 안정 유지 책임을 지도록 강요할 수 있다.
중동은 세계 에너지의 심장부다. 이번 갈등은 이미 국제 유가 급등을 초래했으며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유발해 세계 경제 회복에 '블랙스완' 식 충격을 가했다.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공급망이 재편 압박에 직면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번 사건이 '탈달러화' 과정과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전략적 자율성을 가속할 수 있다.
- 4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
▶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발전을 중시하며, 항상 개방적이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미중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 양국 지도자의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해 분쟁을 관리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미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촉진해 세계에 확실성을 불어넣기를 희망한다. 이번 위기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분명히 그림자를 드리웠다. 만약 미국이 전쟁 확대를 고집하거나 심지어 중동에서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훼손한다면 중국이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회담 연기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군사 행동을 규탄하면서도 여전히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길 바라는 외교적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만약 미국이 향후 이란 문제에서 중국의 중재를 요청한다면, 정상회담은 양국이 위기를 관리하고 전략적 안정을 모색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 이란 사태가 북한의 대외정책에 주는 함의는.
▶ 북한에 이란 위기는 현실적 경고의 의미가 매우 큰 '반면교사'다. 북한 외무성은 이미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이는 "제국주의자"들이 패권을 실현하기 위해 무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중동 위기로 북한은 "핵 보유를 통한 자위" 논리를 더욱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즉 핵무기를 포기하거나 군사적으로 약해지면 정권이 전복될 위험에 직면하게 되며, 오직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해야만 정권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앞으로 북한은 여기서 교훈을 얻어 기존 국가 전략에 따라 핵·미사일 무기 개발을 가속해 보다 '실질적인' 억지력을 구축함으로써 정권 안보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외교는.
▶ 미국이 이번에 이란에 대해 '무력 우선' 정책을 선택하며 중동 위기를 촉발한 것은 한중미 틈새에서 벌어지는 한국 외교의 곤경을 가중할 수 있다. 첫째, 중동 국가들은 한국의 중요한 원유 공급 파트너다. 중동 정세 악화는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과 무역 통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줘 한국 경제 운용의 외부 위험을 증가시키고, 외교를 통한 자국 이익 수호에 새로운 시험을 안겨준다.
둘째, 한국은 안보상 한미 동맹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의 중동 군사 행동은 종종 동맹국들에 외교적 협조를 요구한다. 한국이 미국을 명백히 지지한다면 국제적, 도덕적 압박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침묵을 지키면 미국에 '충성'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해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현재 이재명 정부는 '실용주의 외교'를 통해 미중 경쟁 속에서 동적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는 한국의 글로벌 현안에서 '진영 선택' 압박을 가중한다.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의 여지가 축소되면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청와대의 '외교적 자율성'도 더욱 엄중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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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황재호 교수는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장이다. 대만 중국문화대 동양어학부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정경대(LSE) 비교정치학 석사,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중국 외교이며, 한중 미래의 접점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중국 베이징대, 국제문제연구소 등 방문학자를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