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이란 핵무기 개발 증거 없다"…트럼프 공격 명분 반박

라브로프 "이란 전쟁, 중동 전역 핵무기 경쟁 촉발할 수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아프리카 국가 외무장관들과 회의하고 있다. 2026.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러시아 외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관련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브루나이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우리는 여전히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이는 이번 전쟁의 주요 명분, 어쩌면 유일한 명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정보당국도 확인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급속히 증강된 탄도미사일 전력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기 직전이었다"며 핵 개발 저지를 대(對)이란 군사 작전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이를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쟁이 확대될 경우 핵확산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이란을 넘어 중동 전역의 핵무기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러시아는 핵 비확산 원칙을 고수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공격의 여파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아랍 국가들이 경제적 손실을 입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가 즉각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의 핵심 동맹국인 러시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하지는 않으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비판하며 이란을 지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