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후계구도 불확실성…총구 겨눈 美에 누구든 생존 시험대

이란, 헌법 절차 차질 없는 이행 내세우지만
FT "절차 진행 고위직도 폭격 표적"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면서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최고지도자 공백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지도부는 헌법에 따른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강조하고 있지만, 계승 과정을 이끌어야 할 인사들이 바로 미국·이스라엘의 폭격 표적이 되고 있다는 역설 속에 놓였다.

"하루 이틀이면 선출"…체제 결속 과시

하메네이 사망 직후 이란 고위 관리들은 은신처에서 차례로 국영TV에 등장하는 등 체제 결속을 과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국가 기관이 순조롭게 작동하고 있어 하루 이틀 안에 최고지도자 선출이 완료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헌법에 따라 선출권은 88명의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에 있으며, 새 최고지도자가 선출될 때까지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모흐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아라피 헌법수호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된 3인 임시 지도자위원회가 이끌도록 돼 있다.

"내일 누가 살아남을지 모른다"

문제는 계승 과정 자체가 공습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임시 위원회가 발표됐지만 그 위원들이 내일도 살아있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전과 동시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국방장관, 군참모총장 등 지도부가 무더기로 피살됐다. 이란 국영TV는 하메네이의 딸, 사위, 손자, 며느리 등 가족 다수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는 복합단지 폭격 이후 생사가 불투명한 상태다.

크라이시스그룹의 알리 바에즈는 FT에 "분쟁이 끝나기 전에는 후계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선출되더라도 등에 타깃을 달고 있는 셈"이라고 표현했다.

뚜렷한 후계자 없어…혁명수비대 강경파 장악 위험

하메네이를 대체할 뚜렷한 후계자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전문가들은 차기 최고지도자가 누가 되더라도 하메네이만큼의 권위를 갖기 어렵고, 체제 유지를 위해 혁명수비대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으로 본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하메네이가 사망할 경우 혁명수비대의 강경파가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의 죽음이 곧 체제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이란 내부에는 체제를 진지하게 위협할 조직화된 대안 세력이 없다고 바이즈는 지적했다.

결국 이란의 권력 재편은 폭격이 멈추는 시점과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내부 결속 여부에 달려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