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1만2000명 사망설…"하메네이 직접 발포 명령" 주장
英활동 反체제 매체 "통신 차단한 8~9일 대규모 유혈 진압"
인권단체 "사법절차 무시…강압과 고문으로 사형 선고까지"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이란에서 최근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만 2000명에 이른다는 추정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정부·안보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8~9일 인터넷이 차단된 가운데 대규모 유혈 진압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최소 1만 20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와 대통령실 등 신뢰할 수 있는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교차 검증한 결과라며 사망자 대부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 민병대에 의해 사살됐다고 주장했다. 바시즈 민병대는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IRGC에 연계된 준군사조직이다.
매체는 또 이번 학살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직접 명령에 따라 이뤄졌으며 입법·행정·사법 3권 수장의 명시적 승인과 최고국가안보회의의 실탄 사용 명령하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사망자 상당수가 30세 미만 청년들이라며 "지리적 범위, 폭력 강도, 단기간 사망자 수 측면에서 전례 없는 사건으로 이는 우발적 충돌이 아닌 완전히 조직된 학살"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이란 내 인터넷과 통신이 차단된 상황에서 아직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은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격해지는 이란 시위와 관련해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관측과 맞물려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노르웨이 기반 이란인권단체인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17일째 되는 이날 기준 15개 주에서 최소 734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비공식적으로는 6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IHR은 이스파한 지역 법의학기관에 등록된 시위 관련 사망자가 최소 1600명에 달하며 마잔다란주에서는 통신 차단이 시작된 지난 8일 실탄 사격으로 최소 8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일부 희생자들은 산탄과 실탄에 모두 맞았으며 시신이 거리에서 수습되지도 못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IHR은 또 "국영매체가 시위가 발생한 지 며칠 만에 시위대의 강요된 자백 영상을 방송하기 시작됐다"며 "강압과 고문으로 얻어진 자백을 정식 재판 이전에 방송하는 것은 피고인이 무죄로 추정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체포된 시위 가담자들이 적법 절차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침해받고 있다며 "변호인 접견이나 실질적인 법률 조력을 거부당한 채 종종 몇 분 만에 끝나는 불공정한 재판을 받으며 고문으로 얻어진 자백이 증거로 사용돼 사형 선고가 내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시위와 관련한 사망자 수가 2000명에 이른다고 말했고, 유엔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 수준을 수백명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이 끔찍한 폭력의 악순환은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이란 국민과 그들이 요구하는 공정성, 평등, 정의의 목소리는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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