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에 긴장하는 이란…"美 하메네이 강제축출 열어둬야"
트럼프 '개입' 경고했던 이란 시위도 일주일째 격화…최소 15명 사망
하메네이 억압통치에 국민 불만 쌓여…美 "트럼프 말 심각하게 여겨라"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면서, 미국과 맞서고 있는 이란 정권에도 긴장과 공포가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의 반정부 시위 확산과 관련해 "워싱턴은 잠금 해제돼 있으며, 이란 정부가 시위를 강경 진압할 경우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한 상태여서, 이란 최고지도자 축출을 위한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은 이번 마두로 체포가 "트럼프가 예측 불가능하며, 이란을 상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근 몇 달간 미국은 예멘, 나이지리아, 시리아에서 무장세력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지만, 현직 국가원수를 직접 체포한 이번 작전은 가장 대담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란은 이미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에서 공군 방어망이 붕괴하고 핵시설이 폭격당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헤즈볼라와 하마스 등 이란의 주요 동맹 세력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약화했다.
전문가들은 마두로 체포가 이란 지도부로 하여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강제 축출 가능성까지 고려하게 했다고 분석한다.
지정학 자문 회사인 글로벌 그로스 어드바이저스의 이란 컨설턴트 루즈베 알리아바디는 "마두로 체포는 이란에 있어 판도를 바꾸는 사건"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이란에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미국의 마두로 체포는 외교사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과거 미국은 1989년 12월 파나마를 침공해 1990년 1월 마누엘 노리에가 대통령을 마약 혐의로 체포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붕괴시켰지만, 두 지도자는 결국 자국민에 의해 사망했다.
지난해 6월의 12일 전쟁 동안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은 주로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겨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란의 고위 군 장교들과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와 같은 정권의 상징물들을 공격하기도 해, 이란 정권 전복을 강행하려는 시도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았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마두로 체포가 트럼프가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필요하다면 행동할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임기 중에는 장난치지 말라.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라"고 적국들에 경고했다.
한편 이란 내에서는 통화 가치 폭락으로 촉발된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하메네이는 경제적 불만을 이해한다면서도 "환율 급등은 적의 공작"이라며 시위대를 외세의 대리인으로 규정했다. 인권 단체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15명이 사망했고, 시위는 60개 도시로 확산했다.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권력을 잡았다. 그는 핵연료 농축 권리를 고수해 제재 완화를 위한 협상에서 걸림돌이 돼왔다. 그의 강경한 외교정책과 국내 억압적 통치, 엄격한 도덕규범도 시위대의 주요 반발 요인이다.
한편 영국 더 타임스는 정보 보고서를 인용해 하메네이가 정권이 붕괴할 경우 모스크바로 도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보안군이 시위를 진압하지 못하거나 소요 사태 속에서 그를 배신할 경우 플랜B로 측근 및 가족들과 함께 이란에서 탈출해 러시아로 갈 계획이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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