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소말릴란드 인정에 국제사회 반발…"팔 강제이주 포석"
유엔 안보리, 소말리아 요청에 긴급회의…미국 제외 대다수 비판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이 아프리카 소말릴란드를 주권 국가로 인정한 것과 관련해 29일(현지시간) 소말리아의 요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의 이번 결정을 두고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지구에서 소말릴란드로 강제 이주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연맹과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소말릴란드로 추방하거나 소말리아 북부 항구를 군사 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무함마드 우스만 이크발 자둔 유엔 주재 파키스탄 차석 대사는 "가자지구 주민의 추방 목적지로 소말릴란드를 언급했던 이스라엘의 과거 발언을 볼 때 이번 (국가) 인정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사무엘 주보가르 유엔 주재 슬로베니아 대사 또한 "소말릴란드는 유엔 회원국인 소말리아의 일부"라며 "소말릴란드의 (국가) 인정은 유엔 헌장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중국 등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소말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스라엘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며 이번 결정이 소말리아에 대한 적대적 조치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조너선 밀러 유엔 주재 이스라엘 차석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이번 인정은 도전이 아닌 기회"라며 홍해에서 선박을 공격하는 예멘 후티 반군에 맞설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소말릴란드의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홍해 안보와 해상 무역로를 안정화하겠다는 것이다.
안보리 회원국 대부분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가운데 미국만이 유일하게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태미 브루스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이스라엘도 다른 주권 국가들처럼 외교 관계를 맺을 권리가 있다"며 서방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을 문제삼지 않은 안보리가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브루스 차석대사는 미국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프리카의 뿔'에 위치한 소말릴란드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발발 이후 사실상 독립 국가로 기능했다. 지난 34년간 독자적인 정부와 군대, 화폐를 갖추고 민주적 선거를 치르는 등 상대적인 안정을 누렸지만 국제사회로부터 국가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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