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보장" 속여 전쟁터로…러 용병 모은 남아공 前대통령 딸

'경호원 훈련' 구실로 男17명 러시아행…350명 사망 폭동 선동 혐의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제이콥 주마(오른쪽)와 그의 딸 두두질레 주마가 지난해 4월 11일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을 고소한 사건에서 재판에 출석했다. 2024.04.11.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의 딸이 남아공 남성들을 속여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러시아 용병으로 보낸 혐의에 연루됐다.

블룸버그,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남아공 경찰은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딸 두두질레 주마 삼부들라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용병으로 참여할 남성들을 모집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주마 삼부들라의 자매인 코사자나 주마 은쿠베가 그녀를 고발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고발장에서는 주마 삼부들라가 다른 2명과 함게 남아공 남성 17명을 돈바스 지역으로 보냈다며 "이들은 거짓 구실로 러시아로 유인돼 아무런 사전 지식이나 동의도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러시아 용병단에 넘겨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실은 지난 6일 남아공 남성 17명이 "고수익 고용 계약이라는 구실"로 러시아 용병단에 유인됐고, 이들이 돈바스에 고립돼 남아공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은 주마 전 대통령이 이끄는 야당 움콘토 위시즈웨(MK)의 경호원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지난 7월 러시아로 파견됐다. 이들은 전부 러시아어로 작성된 군사 계약에 서명한 뒤 우크라이나 최전선으로 파견됐으며, 지난 8월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1998년부터 남아공에서는 자국민이 정부의 허가 없이 외국 군대에 입대하는 것은 범죄로 규정돼 있다.

주마 삼부들라는 MK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2021년 아버지 주마 전 대통령이 법정모독죄로 수감된 당시 약 350명이 사망한 폭동을 소셜미디어에서 선동한 혐의로 반역죄 재판을 받고 있다.

이전에도 소셜미디어에서 친러 성향을 드러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지지를 선언하고, 러시아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과 푸틴 대통령과 함께 있는 아버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