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학교 납치 피해자 315명…"탈출 시도 학생들 붙잡혀"(종합)
전교생 절반인 303명, 교사 12명 무장괴한에 납치돼
주 경찰 인근 숲 수색 중…지역 학교 대규모 휴교령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나이지리아 중부의 한 남녀공학 가톨릭 기숙학교에서 무장 괴한들이 학생과 교사 315명이 납치됐다고 22일(현지시간) AFP가 보도했다.
당초 피해자는 227명으로 집계됐으나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붙잡힌 학생들이 추가로 확인됐다.
나이지리아 기독교협회는 21일 오전 1~3시쯤 나이지리아 니제르주 아과라 파피리 마을에 위치한 기숙학교인 세인트메리스 학교에 무장 괴한이 침입해 학생 303명과 여성 교사 4명, 남성 교사 8명을 납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의 전교생 수는 629명으로, 거의 절반가량의 학생이 납치된 것이다.
콘타고라 교구 주교 불루스 다우와 요한나 신부는 피해 학교를 방문한 뒤 "전화 확인과 검증 작업, 도망쳤다고 생각한 학생들에 대한 추가 문의를 진행했다"며 "탈출을 시도하다가 학생 88명이 추가로 붙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엔(UN) 소식통은 "학생들이 인근 카두나주의 비르닌 그와리 숲으로 끌려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니제르주 정부는 여러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인근 카치나주와 플래토주 당국도 예방 차원에서 모든 학교에 휴교를 명령했다.
니제르주 경찰은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일대의 숲을 수색하고 있다. 주 정부는 케비와 접경 지역에서 '위협 수준 증가' 정보 보고를 받은 뒤 일부 지역에 모든 기숙학교를 일시 폐쇄하라고 명령했으나 학교 측이 이를 어겼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무장 괴한들이 나이지리아 북서부 케비주의 한 중학교를 급습해 여학생 25명을 납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 지난 18일에는 나이지리아 서부의 한 교회에서 온라인 예배 생중계 중 무장 괴한이 난입해 2명을 살해하고 예배를 보던 신도 수십 명을 납치했다.
일련의 납치 사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 납치·살해 사건을 두고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기 위해 총을 쏘며 들어갈 수도 있다"며 군사 작전 가능성을 시사한 뒤 벌어졌다.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포함한 해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보안군에는 고위험 경계 태세를 명령하는 한편, 알하지 벨로 마타왈레 국방장관에게 케비주에 납치된 여학생들의 수색 지휘를 맡겼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마타왈레 장관은 2021년 북서부 잠파라주에서 납치된 10~17세 학생 279명을 석방하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갱단과 지하디스트들이 벌이는 인질극이 전국적으로 급증했다. 16년간 북동부에서 칼리프국 수립을립을 목표로 폭력 사태를 벌여 온 지하디스트와 돈을 노리는 갱단이 결탁한 모습이다.
2019년 이후 북동부에서 지하디스트 폭력으로 살해된 사람의 규모는 4만 명에 이르며 약 200만 명이 대피했다.
나이지리아 북서부와 중부 농촌 지역에서도 중무장한 갱단이 몸값을 노리고 납치 범죄를 저지르거나 수천 명을 살해하는 등 수년간 기승을 부려 왔으나, 국가 개입은 미약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이 지역 갱단은 잠파라·카치나·카두나·소코토·케비·니제르 등 여러 주에 걸친 광대한 숲에 근거지를 두고 범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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