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논란' 탄자니아 대통령 취임식…각지서 유혈 불복시위
유혈 시위 격화에 휴교령·대중교통 중단…"수백~수천명 사망"
野 출마 금지된 대선…"일부 투표소는 경찰이 유권자보다 많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부정 선거 논란이 불거진 탄자니아 대선에서 승리한 술루후 하산 대통령이 유혈 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관저에서 취임식을 진행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산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평소와 달리 경기장이 아닌 수도 도도마의 대통령 관저에서 취임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단결과 연대"를 촉구하면서 일부 시위대가 탄자니아 외부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또 시위에 대해 "국방 및 안보 기관들이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하며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하산 대통령이 9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출마가 금지된 주요 야당인 차데마는 지난달 29일 치러진 대선이 "사기극"이라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차데마는 선거 당일부터 유혈 시위가 발생해 지난 1일까지 "최소 8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 외교 소식통은 AFP에 탄자니아 전역 병원과 보건소에서 수백, 수천 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시위 여파로 3일에도 학교와 대학에는 휴교령이 내려졌고 대중교통이 중단됐다. 2일에는 일부 교회 예배가 취소됐다. 다르에스살람 등 주요 도시는 1~2일 거의 완전한 봉쇄 상태로 상당히 진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생필품 가격은 급등했다.
정부는 인터넷 검열에 나섰다. 외교 소식통은 경찰의 잔혹 행위를 담은 영상을 가진 야당 관계자와 시위자를 당국이 추적하는 동안 시간을 벌기 위해 인터넷을 차단하고 있다는 "우려스러운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존 마구풀리 전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자 당시 부통령이던 하산이 대통령이 됐다. 그는 이후 여당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원했다는 분석이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선거 전 고위 인사 연쇄 납치를 포함한 "테러의 물결"이 있었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관측단도 초기 보고서를 통해 3일 "일부 투표소에서는 경찰이 유권자 수보다 많았다"며 탄자니아 국민들이 "민주적 의지를 표현할 수 없었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AFP는 폭력 사태 발생 전 투표소가 텅 비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율이 87%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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