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돌아오지만 평화회의 이·하마스 불참…가자 앞날 '안갯속'
하마스 전투원 동원령…고위 관리 "공격 재개시 항전"
네타냐후 "하마스 무장해제까지 가자에 軍 남아 압박"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13일 오전(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 1단계 합의에 따라 남아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 20명 전원(시신 28구 포함)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2000명 교환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정작 양측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련한 평화회의에 불참하고, 하마스 무장해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논의도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가자의 앞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날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리는 가자 평화회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주재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국 및 아랍 국가 등 약 20명의 지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하마스는 이미 불참 의사를 밝혔고, 미국 악시오스(Axios)는 이스라엘 역시 회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가자지구 1단계 휴전 합의 이행 문제가 논의될 예정으로, 양측이 지난 9일 비공개 회담에서 직접 서명한 만큼 회의에 참여할 의무는 없다.
다만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강력 촉구하는 반면 하마스는 이에 반발해 전쟁 재개까지 암시하는 메시지를 내놓는 점과 맞물려 당사자들이 빠진 반쪽짜리 평화회의가 가자 평화의 불투명한 앞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0일 방송 연설에서 "하마스가 무장 해제할 때까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남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하마스 정치국 고위 관리인 호삼 바드란은 지난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AFP에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한다면 팔레스타인 민중과 우리 지상군이 모든 능력을 다해 침략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마스 조직원이든 아니든 팔레스타인인을 그들의 땅에서 추방하는 데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우리는 하마스의 무기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전체의 무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에게 무기는 과거, 현재, 미래의 자연스러운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인질의 전원 석방이 성사된 배경 역시 이러한 핵심 쟁점들에 대한 논의를 뒤로 미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 말해 트럼프의 20개 항목 평화구상 가운데 무장해제 등 남은 쟁점을 합의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핵심 중재국인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타니 총리는 12일 보도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교전 당사자들이 포괄적 합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만일 우리가 '풀 패키지' 협상을 시도했다면 이런 결과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등 점령 지역에서 바깥으로 일부 물러남에 따라 다시 전열을 전비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이 부분 철수한 지역의 통제권 재확보를 위해 전투원 7000명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동원령을 내리고 군인 출신 지역 책임자 5명을 새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일부 아랍 중재국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하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보장한다면, 하마스를 설득해 부분적으로라도 무장 해제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무기 인도 주체, 전후 가자지구 통치 체제 등 각종 난제에 대한 본격 논의는 기약 없이 연기됐고, 재개 시점도 불분명하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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