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산기업, 잠비아서 110조원 피소…"폐기물 유출 피해 심각"
"폐기물 댐 무너져 농·식수 오염…주민들 건강 이상"
BBC "잠비아 역사상 최대 규모 환경 소송"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잠비아 농민들이 중국 국영 광산기업 자회사 2곳을 상대로 총 800억 달러(약 110조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기업의 폐기물 저장 댐이 붕괴하면서 인근의 농업용수와 식수를 오염시키고 주민들의 건강에도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는 이유다.
1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잠비아 농민들은 수도 루사카 고등법원에 '사이노 메탈스 리치 잠비아'와 'NFC 아프리카 마이닝'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장에 따르면 지난 2월 구리 채굴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저장한 광미댐(tailings dam)이 붕괴하면서 수백만 L에 달하는 고(高)산성 물질이 수계(水系)로 흘러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하천의 물이 오염돼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고 주민들이 건강 이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농민들은 "댐 붕괴 후 며칠이 지나서야 물이 독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주민들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 다양한 질병 증상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부분 마을이 우물을 파 두었지만 그조차 오염됐다"며 "농작물은 섭취하기 안전하지 않아 불태워야 했다"고 밝혔다.
이 댐은 사이노 메탈스 리치 잠비아 소유지만 NFC 아프리카 마이닝이 운영하는 광산 지역에 있다.
농민들은 이번 유출 사태로 구리 광산 지역 내 약 30만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BBC는 "잠비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환경 소송"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환경 복구와 전면적인 보상을 포함해 잠비아 정부가 관리하는 계좌에 보증금으로 800억 달러를 예치할 것 △긴급 기금 2000만 달러를 마련해 피해 주민들에게 긴급 지원을 실시할 것 △건강·환경 평가를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두 회사는 아직 이번 소송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지난 3일 사이노 메탈스 리치 잠비아는 "광미 유출과 붕괴는 탐지 수 시간 내에 신속하게 통제됐다"고 밝혔다.
한편 잠비아 주재 미국대사관은 지난 8월 "해당 지역의 물과 토양이 광범위하게 오염됐을 우려가 있다"며 건강 경보를 발령했다.
이외에도 유출된 오염 물질이 공기 중으로 확산해 흡입 시 위험할 수 있다며 키트웨와 인근 지역에 자국 인력의 즉각 철수를 명령했다.
코넬리우스 므웨트와 잠비아 정부 대변인은 "공중보건에 더는 심각한 영향이 없고 국가와 국제사회에 불필요하게 경보를 울릴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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