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전쟁에 어린이 2만1000명 장애 얻어…피난도 못해"
"이스라엘 대피령 내렸지만 보조기구도 없는 장애인들 못떠나…배급소 접근도 불가능"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벌인 가자지구 전쟁으로 2만1000명에 달하는 어린이가 장애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CRPD)는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전쟁이 발발한 2023년 10월 7일부터 올해 8월 21일까지 어린이 4만500명이 전쟁으로 부상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영구 장애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장애인들은 전쟁 상황에서 대피가 어렵다고 CRPD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군은 공격에 앞서 대피 명령을 내리지만 청각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에게는 전달되지 않아 사실상 대피가 불가한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무한나드 알아제 CRPD 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대피 지시를 듣지 못해 아이들과 함께 숨진 청각장애인 어머니의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장애인들이 보조 기구 없이 모래나 진흙 위를 기어서 피난하는 등 비인간적인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보고도 있었다고 그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장애인의 83%는 전쟁으로 휠체어나 목발, 의족, 지팡이 같은 보조 기구를 잃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이런 보조 기구까지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며 이중 용도 품목으로 지정해 구호품 목록에서 제외한 상태다.
장애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건 포격만이 아니었다. 구호품에 대한 접근이 극도로 어려워지면서 이들의 고통은 더 커졌다.
과거 유엔이 구호품 배급을 담당할 땐 배급소가 400개나 있었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이 세운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운영을 맡은 후에는 그 100분의 1인 4개로 급감했다.
알아제 위원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배급소까지 달려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순 없다"며 인도적 지원의 우선순위가 장애 아동에게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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