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에 加 제재·EU 규탄…서방 vs 이슬람 긴장 고조
캐나다, 이란 지도부·경찰 등 제재…독일, 이란 대사 초치해 규탄
IHR "사망자 76명·체포자 1200명 이상…국제사회, 실질 조치 해야"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한 당국의 무력 진압으로 26일(현지시간) 최소 76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노르웨이 기반 비정부단체 이란인권(IHR)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가운데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대이란 맹공에 나서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IHR에 따르면 이란 14개주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북부 카스피해 연안 마잔다란주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25명)가 나왔다. 수도 테헤란에서는 3명이 숨졌다. 이와 달리 이란 당국은 시위 진압 보안군을 포함해 41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집계했다.
IHR이 집계한 공식 체포자수는 마잔다라주 450명, 길란주 700명 등을 포함해 최소 1200명에 이른다.
마흐무드 아미리 모하담 IHR 대표는 "국제사회가 시위대 살해와 고문을 막기 위해 단결하고 단합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시위대를 향해 실탄이 직접 발사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하담 대표는 "대부분 가족은 숨진 구성원을 밤에 조용히 매장하도록 강요받고 공공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도록 압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죽음을 공론화하면 법적 기소 위협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향해 "관용 없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카리미 마잔다라주 검찰총장은 "폭동자들이 정부 건물을 공격하고 공공 기물을 파손했다"며 "외국 반혁명 요원들이 이들을 조종했다"고 비난했다.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이란 법무부 장관은 "테헤란 경찰은 하루 24시간 배치됐다. 많은 이들이 잠을 자지 못했다"며 테헤란 경찰관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건넸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이란 당국의 시위 무력 진압에 대해 대사 초치, 제재 부과 등 강력 규탄에 나서면서 이슬람 세력과 서방 국가 사이에 긴장감도 점차 고조되는 양상이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EU와 회원국들에 비폭력 시위자들에 대한 광범위하고 불균형한 무력 사용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시위 관련해 이란 당국의 인터넷 접근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모바일 메시지 플랫폼 차단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노골적으로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외무부는 수도 베를린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시위대 폭력 진압 중단을 직접 요청했다. 독일 외무부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란 당국이 평화적인 시위를 허용하고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프랑스 외무부 역시 "시위대 폭력 진압은 이미 최근 며칠 동안 수십명 시위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규탄하며 "프랑스는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이란 내 인권과 여성 권리에 대한 대규모 새로운 침해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이란 지도부 및 경찰 등을 포함해 '아미니 죽음'에 대한 책임자들에게 제재의 칼을 꺼내 들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대통령은 취재진에 "이란의 인권 무시 행위를 여러 차례 보았고 현재 우리는 아미니 죽음과 시위 진압을 목격했다"며 "이란의 이른바 도덕경찰을 포함한 수십명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반정부 시위는 지난 13일 '히잡 미착용'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지 사흘만인 16일 옥중에서 숨진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 죽음을 계기로 촉발됐다. 17일 전국 곳곳에서는 아미니 죽음에 분노하고 정부의 인권탄압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열흘째 지속되고 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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