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도로 위 선명한 '분리장벽'

8m 장벽으로 유대인-팔레스타인인 전용도로 구분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연결

9일(현지시간)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 전용도로로 나뉜 이스라엘 서안지구 내 4370번 국도가 개통됐다. ⓒ AFP=뉴스1 ⓒ News1 이원준 기자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이스라엘 예루살렘 서쪽에 8m 높이 분리장벽이 설치된 도로가 새롭게 개통했다. 이 장벽은 도로를 둘로 나눠 각각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이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 세워졌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전날 서안지구에서는 총 3km 길이의 4370번 국도 개통식이 열렸다.

4370번 국도가 일반적인 도로들과 다른 점은 한가운데에 높은 철제 장벽이 세워져 있다는 사실이다. 장벽의 높이는 무려 8m에 달한다. 장벽은 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3km 구간에 걸쳐 모두 설치됐다.

이 도로는 서안지구 내 유대인 및 팔레스타인 정착촌들과 1번 고속도로를 잇는다. 4370번 국도와 1번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수도 예루살렘으로 연결된다.

멀쩡한 왕복 4차로 도로에 장벽을 설치한 이유는 팔레스타인인 전용도로를 만들어 유대인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해서다. 팔레스타인 측 도로는 하루에 7시간 동안만 이용이 가능하고, 1번 고속도로와 연결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하레츠는 4370번 국도를 '아파르트헤이트' 도로라고 지칭했다.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레츠에 따르면 서안지구 내에는 인종에 따른 전용도로가 있긴 하지만, 이처럼 전체 도로가 장벽으로 나뉜 경우는 없다.

이스라엘 정부는 4370번 국도 개통으로 서안지구 내 유대인 주민이 손쉽게 예루살렘을 오갈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반대로 팔레스타인인 입장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 도로가 들어서면서 이곳 유대인 정착촌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스라엘은 최근 친(親)유대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서안지구 내 정착촌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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