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터키군 철수 두고 대립…평화협상 18일 재개
그리스계 "즉각 철군" vs 터키계 "안된다"
그리스계 북쪽 자산 관리도 해결 요원
- 윤지원 기자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43년간 분단된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연방제 통일'을 위한 평화협상이 터키군 철수를 두고 이견이 지속되면서 결렬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유엔 중재로 열린 12일(현지시간) 제네바 키프로스 평화 협상에는 키프로스 후견국 역할을 하는 그리스·터키 그리고 19세기 키프로스를 식민지배했던 영국 등 3개국 외무장관이 만났다.
회동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터키군 철수 등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된 사실을 전하면서 18일 실무자들 사이의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그리스·영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이번 회담은 무스타파 아큰즈 북키프로스 대통령과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공화국 대통령간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협상 끝에 개최됐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회담에서 서로 입장차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회담은 유익했고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테헤스 총장도 타결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즉각적인 해법으로 마법을 기대할 순 없다"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키프로스는 1974년 그리스계 군부 쿠데타가 발발하자 터키가 이슬람계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키프로스에 침공한 뒤 북부를 장악하면서 둘로 쪼개졌다.
유럽 유일의 분단국이 된 키프로스는 터키계가 차지한 북키프로스터키공화국과 그리스계가 사는 키프로스공화국으로 각각 나뉜 분단 상황을 43년간 이어왔다. 현재 남북 사이에는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와 같은 유엔 완충지대(UN buffer zone)가 있다.
수년간 유엔 중재로 협상을 벌인 양측은 이제 영토 문제, 주둔 터키군 철수 문제를 논하는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시작돼 나흘째를 맞은 평화협상은 여러 측면에서 '연방제 통일' 목표에 근접해졌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협상은 키프로스 분쟁의 핵심 역할을 하는 일명 후견 권력국 '그리스·터키· 영국'이 모두 협상에 참여한 데다 민감한 영토 문제를 논의하는 단계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낳았다.
남북은 현재 양국 경계를 어디로 설정하는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데 북키프로스가 장악한 영토 일부를 인구 절대 다수인 그리스계에 반환하는 안은 곧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계 인구가 80만명으로 터키계 인구(22만명)의 4배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해 북키프로스 영토를 현재 37%에서 29.2%까지 줄이는 안이 북측에서 제시됐다. 남측은 북측의 영토를 28%로 요구해 합의점에 거의 다달았다.
그러나 양측 의견이 팽팽이 엇갈리는 부분은 키프로스 북쪽에 주둔하고 3만 5000명가량의 터키군 철수 문제다.
그리스계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은 터키군의 북키프로스 주둔은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해석해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한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국제감시단이 북키프로스의 평화 협정 이행을 감시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는 터키 철군 이후 국제경찰을 대신 배치하는 안도 제시됐다.
그러나 북키프로스는 터키군이 모두 철수한다면 남겨진 북키프로스인들의 안보 불안이 심화한다며 맞서고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1974년 그리스계 키프로스인들이 포기해야 했던 주택 및 자산의 처리 방식이다. BBC는 "그리스계가 다시 옛날 집을 차지할 수 있을지, 보상을 받는다면 얼마나 받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평화협상안이 타결되면 키프로스 남북 양측은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 확정시킬 예정이다.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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