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親트리폴리정부 방송 점거…통합정부 세력 추정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25일(현지시간) 파예즈 엘사라지 새 통합정부 총리 후보자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리비아 새 통합정부가 분열된 양대정부로부터 모두 거부당하면서 리비아 정국은 더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 AFP=뉴스1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25일(현지시간) 파예즈 엘사라지 새 통합정부 총리 후보자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리비아 새 통합정부가 분열된 양대정부로부터 모두 거부당하면서 리비아 정국은 더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리비아 친 트리폴리 임시정부 성향의 방송국이 괴한에 점거 당해 방송이 중단됐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밤 트리폴리에 위치한 위성 TV 방송국 알-나바(Al-Nabaa)에 괴한이 급습해 직원들을 내쫓고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알-나바는 트리폴리를 장악한 이슬람계 트리폴리 임시정부를 지지하는 매체로 알려져 있다.

이들 점거 후 방송과 관련한 프로그램은 완전히 정지됐으며 약 30분 후 방송 화면에는 빨간색의 안내 문구가 송출됐다. 거기에는 "속보. 트리폴리의 아들과 혁명가들이 갈등과 선동을 일으키는 방송을 폐쇄했다"고 적혀있었다.

한 방송국 직원은 "군복 또는 사복을 입은 괴한 무리가 사무실에 급습해 직원들을 한 방에 모았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여기서 더이상의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직원은 "그들은 우리를 사무실에서 내쫓고 점거한 뒤 방송을 중단했다. 우리 중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알-나바의 한 기자는 이번에 방송국을 점거한 괴한은 새 통합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로 지명된 파예즈 엘사라지의 지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알-나바는 이날 오전 방송에서 트리폴리 임시정부 수장인 칼리파 그웨일의 연설을 내보냈다. 그는 방송에서 엘사라지 총리 지명자를 향해 트리폴리를 떠날 것을 주장했다. 엘사라지는 이날 내각 구성원 일부와 함께 튀니지에서 트리폴리로 입국한 상태였다.

트리폴리 임시정부가 세운 제헌의회 구성원들도 알-나바 방송국에 몰려가 엘사라지 총리 지명자의 입국을 강력 비난했다.

리비아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뒤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4년 이슬람계 '리비아의 여명'(파즈르 리비아)이 무력으로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하고 자칭 정부와 제헌의회를 설립한 뒤 동부 토브루크에 비이슬람계 과도정부가 세워지는 등 서로 다른 두 정부가 대립해왔다.

양대정부는 1년여간 이어진 정치적 파국을 끝내기 위해 유엔 중재 임시정부 대통령위원회를 세우고 하나의 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협상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대통령위원회가 제출한 새 내각 구성안은 양대 정부 모두로부터 거절당했다.

jhk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