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가려다 北 '평양'간 케냐人..."헷갈려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3년 앞둔 지난 2월 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G(Games)-3년, 미리 가 보는 평창"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 News1 한재호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3년 앞둔 지난 2월 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G(Games)-3년, 미리 가 보는 평창"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 News1 한재호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강원도 평창에 오려다가 북한 평양으로 갔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지난해 가을에 실제 벌어진 해프닝이다.

당황스러운 사연의 주인공은 케냐 마사이족의 다니엘 올로매 올레 사핏(42).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케냐에서 목축업을 하는 사핏은 지난해 가을 한국 평창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려다 엉뚱하게 북한의 평양에 도착했다.

사핏은 북한 출입국에 사정을 한참 설명한 후에야 북측의 안내를 받아 중국을 경유해 원래 목적지인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핏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평창과 평양의 차이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참석하려던 생물다양성총회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전 세계에서 온 수백만 대표들에게 "기억해주세요. 평창과 평양은 다릅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2000년부터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평창의 표기를 'Pyongchang'에서 'PyeongChang'으로 바꿔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혼동이 있는 셈이다.

평창은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다. 평창이 처음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하던 2002년,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이름이 유사해 혼란스럽다"고 걱정했다.

게다가 북한이 마식령스키장을 만들어 홍보에 나서고, 지난 1월 최문순 지사가 "스노우 보드 프리스타일 같은 종목은 (평양과) 분산 개최를 얘기해볼 수 있다"고 말해 외국인들에게 혼란은 가중됐다.

한국의 공식이름 'Republic of Korea'와 북한의 공식이름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을 두고도 혼란이 있었다.

실제로 20년전 멕시코에서 한 사무원이 한국과 북한을 혼동해, 북한에 수억달러의 돈을 보낼 뻔 했다. 이 실수는 북한과 미국과의 비밀 거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미국 기업 연구소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전 세계의 많은 세관 및 통계청 직원들이 양국을 혼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2008년 더글라스 칼드웰 미국 지명위원회 이사도 한국과 북한의 지명이 1만3000개 이상 같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앞서 평창을 향하던 사핏이 평양에 간 까닭도 비슷한 지명을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랬기에 그는 북한 조사실에 있는 몇 시간 동안 왜 비행기 티켓 값을 추가로 내야하는지, 벌금을 왜 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평양에서의 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lyhigh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