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쿠데타 주역 대통령에…나이지리아 안정 or 시대역행?
- 이준규 기자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계속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보코하람의 공격에 지친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굿럭 조너선 현 대통령보다 15세나 많은 노련한 야당후보 무함마두 부하리를 대통령으로 뽑으며 '안정'을 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대 역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 72세인 부하리 대통령 당선자가 쿠데타를 단행한 장성 출신인데다 한때 샤리아(이슬람율법) 통치를 편 이슬람교도인 때문이다.
1961년 군에 투신한 부하리 후보는 1966년 군부의 권력 장악 이후 승승장구하며 고속 승진의 길을 걸었다.
1975년에는 현재의 바우치, 보르노, 공골라 등 3개 주(州)를 합친 구 북동주의 주지사로 임명되면서 처음으로 지방 관직을 맡기도 했다.
1983년 나이지리아 제2 공화국 시절 육군 소장이던 그는 차드군의 침략을 막아내면서 쌓은 명성을 활용해 쿠데타를 시도해 성공했다.
국가 원수가 된 그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엄격한 경제 개혁을 추구했다.
1984년에는 국가 예산을 전년 대비 15%나 감소시키는 긴축 정책을 시도했다. 모든 공공부문 근로자 채용을 중단하는 한편 수출을 늘리는 대신 수입을 대거 줄여 수출입 균형을 맞추려 했다. 쿠데타 후 1년새 20만명의 공무원이 해고됐다.
인권 상황은 악화됐다.
같은 해 발효된 2호 칙령은 합참의장 등 국가 안보 수장에게 특별한 혐의 없이도 개인을 구금하고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파업과 시위는 금지됐으며 비밀경찰인 국가안보조직(NSO)은 전례 없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아 다수의 시위대원들을 무차별 진압했다.
연방 군정과 정부, 또는 그 조직원을 음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판물이나 성명, 소문 등 어떠한 형태로든 정보를 퍼뜨린 사람은 처벌될 수 있다는 내용의 4호 칙령은 역대 나이지리아에서 발효된 법령 중 가장 억압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는 악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오래되지 않아 멈췄다. 그가 쿠데타 성공 후 만 2년도 채 되지 않은 1985년 8월 새로운 쿠데타가 일어나 실각했기 때문이다.
부하리 당선자는 자신이 이끌던 최고군사위원회 소속 이브라힘 바방기다 장군의 쿠데타로 인해 1988년까지 옥살이를 했다.
이후 국영 석유신탁기금(PTF) 의장을 맡은 그는 2003년 전나이리지라인민당(ANPP) 소속 대선 후보로 나서며 2번째 정권 창출에 도전했으나 올루세군 오바산조 인민민주당(PDP) 후보에게 패배하며 고배를 마셨다.
2006년에는 경선 없이 ANPP 후보로 추대되며 기세를 올렸지만 또 다시 PDP의 후보인 우마루 야라두아에게 참패했다.
2010년에는 ANPP를 탈당해 진보변화회의(CPC)에 가담한 그는 3회 연속 대선 후보로 출마했지만 조너선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으며 PDP에 3연패를 당했다.
거듭된 패배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제1야당인 범진보의회당(APC) 후보로 이름을 올린 그는 유권자들이 안보불안과 부패로 인해 PDP에서 마음이 돌아선 것을 계기로 4번째 도전 만에 대권을 다시 거머쥐게 됐다.
부하리 당선자의 가장 큰 장점은 반부패 성향이다.
부하리 캠프에 참여했던 한 전직 군 고위 간부는 AFP통신을 통해 "부하리 당선자는 특히 반부패 성향이 강하다"며 "취임일 이후부터는 누구라도 부정부패를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를 금기시 하는 독실한 무슬림인 부하리 당선자 본인도 캠페인 동안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을 때도 전혀 부를 축적하지 않아 여전히 부자가 아니다"라며 "지지자들에게 많은 돈을 줄 수는 없겠지만 나라는 결코 가난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통이 부족하고 개혁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가인 아요 반조코는 "부하리 당선자는 말수가 적고 결코 과시하는 법이 없다"며 "소통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라의 부정과 부패를 도려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그의 투사적인 모습은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85년 이후 30년만에 다시 국가수반이 된 그가 개혁 정치를 통해 안보와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국가 안정을 이룩할 지, 또 다시 자신만의 개혁에 갇혀 시대를 역행하는 외통수를 두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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