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학대소녀' 행세로 돌봄받은 37세 브라질 여성…'현실판 오펀'
1년 넘게 중년부부 집 거주 등 15년간 비슷한 행각…신원도용 등 재판 시작
믿기 힘든 서사에 온라인 화제 폭발…"사기 아닌 돌봄을 향한 갈망" 항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주에서 주변의 도움을 받고 살던 12세 소녀가 사실은 37세 성인 여성으로 드러난 사건의 재판이 시작됐다.
1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소녀 '가브리에우'로 가장했던 피고인 아만다 마리아 소우자 지 올리베이라는 사기와 신원 도용 혐의로 기소됐다.
올리베이라는 이웃 파라나주에서도 별도 기소됐고 다른 지역에서의 범행과 관련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그는 산타타리나주 조인빌의 중년 부부 집에서 14개월간 지냈다. 경찰은 그가 학대 가정에서 도망친 아동이라고 주장하며 방과 음식, 옷, 장난감을 제공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입양과 학교 등록을 피하려 하던 점을 수상히 여긴 이 부부의 친척이 올리베이라의 과거 사건을 인터넷에서 찾아내면서 지난 6월 체포로 이어졌다.
로드리고 구소 현지 경찰서장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그토록 오랫동안 많은 사람을 속여넘긴 능력"이라며 교회와 소규모 보호시설처럼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많은 곳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은 올리베이라가 적어도 15년간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했다고 본다.
그는 2020년 보호소에서 학대와 강제 호르몬 투여를 주장한 12세 '줄리아'로 행세했으나 소아청소년과 검진에서 성인으로 확인됐다.
2021년에는 백혈병 환아 '에밀리'로 위장해 온라인 기도 모임 참가자들로부터 후원을 받았고, 2023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주 복지단체에 자폐 아동 '두다'로 접근했다.
올리베이라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들을 속였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사기를 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어린 시절 받지 못한 관심과 보호를 원했다며 "내 안에는 그런 돌봄을 받고 싶다는 공허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도 재정 손실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루시우 소우자 변호사는 "신분을 만들어 낸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살아남기 위해 찾은 방식"이라며 사기죄의 구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지 검찰은 허위 신분과 학대 서사를 이용해 숙식·의료·물품 지원 등 부당한 이익을 얻은 조직적 기만이라고 보고 있다.
법원 감정은 심리적 문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올리베이라가 자기 행동을 이해하고 재판을 받을 능력이 있다고 결론 냈다.
변호인 측 독자 감정은 경계선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우울증을 제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사건은 인스타그램에서만 관련 조회 수 1억 9400만 회를 기록했다.
이번 사건은 성인 여성이 왜소증을 숨긴 채 어린아이 행세를 하며 한 가정에 입양돼 파국을 몰고 온 영화 '오펀: 천사의 비밀'의 현실판으로 불리며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다만 영화 속 주인공이 살인과 파괴적 범죄를 목적으로 접근했던 것과 달리, 올리베이라는 오직 타인의 돌봄과 애정을 갈구하며 가공의 취약한 아동 정체성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현대 사회의 정서적 결핍과 복지 시스템의 맹점을 동시에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블로 오르텔라두 상파울루대 교수는 "성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12세 행세를 하며 한 가족을 속였다는 비현실성이 엄청난 관심과 호기심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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