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 건물 깔려 8일 버텼다"…베네수 40대 경비원 기적적 구조

지난달 29일 생존 확인 후 호스·튜브로 물과 산소 공급
7개국 다국적 구조대, 70시간 밤샘구조 작업

베네수엘라 연속 강진의 생존자인 에르난 힐(43)이 2일(현지시간) 베네수일라 라과이라주 카티아 라 마르에서 구조돼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2026.07.02.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베네수엘라 연속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라과이라주에서 잔해 아래 고립돼 있던 40대 남성이 지진 발생 8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2일(현지시간) CNN과 AFP, 베네수엘라 일간 '엘 나시오날' 등에 따르면 이날 다국적 구조대원들은 라과이라주 카티아 라 마르에 위치한 9층짜리 쇼핑몰 건물이 붕괴한 자리에서 약 9m 깊이 매몰됐던 건물 경비원 에르난 알베르토 힐 플로레스(43)를 구조했다.

구조 작업은 플로레스의 생존이 확인된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시작됐다. 베네수엘라·칠레·미국·포르투갈·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 멕시코 등 7개국 구조대가 24시간 내내 교대해 가며 구조 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호스를 통해 에르난 힐에게 물을 공급하고, 튜브를 통해 산소를 공급하며 약 70시간에 걸친 구조 작업 끝에 그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구조 마지막 단계에서는 약 30명이 건물 주차장이 있던 곳에서 잔해를 치웠고, 구조대원 2명이 3m 길이의 터널을 팠다.

마침내 구조가 성공하고 그가 들것에 실려 나오자 현장에서는 박수와 눈물이 터져 나왔다. 에르난 힐의 배우자 구스비마르 곤살레스는 "이것은 정말 기적이다"라며 감격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칠레 구조팀장 크리스티안 베라는 "피해자가 있는 지점에 정확히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플로레스는 다행히 의식이 분명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쇼핑몰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그는 지진이 일어난 직후부터 건물의 경비 초소에 갇혀 있었다. 베네수엘라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은 초소 구조물이 건물 붕괴로부터 그를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아내는 구조 성공 직전 CNN과 인터뷰에서 "죽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남편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한 줄기 희망을 봤다"며 "그는 영웅처럼 꿋꿋하게 버티고 있었다"고 감격해 했다.

그러나 '골든 타임' 72시간이 훨씬 지나 생존자를 찾아낼 가능성은 급격히 줄고 있다.

멕시코에서 파견된 소방관 세사르 곤살레스(54)는 탐지견 제우스와 봄에게 물을 주며 "한 마리는 생존자 탐지, 다른 한 마리는 시신 탐지를 한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희망이 훨씬 컸지만 이제는 (생존자를 찾으려면) 기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1일) 기준 베네수엘라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2295명, 부상자는 1만 12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유엔은 5만 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