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구조 이어 40대 생존자 발견…7개국 구조대 철야 사투
사망 2300명·실종 5만명 추정…7일간 애도기간 선포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연쇄 강진이 발생한 베네수엘라에서 다국적 구조대원 수백명이 무너진 건물에 8일째 갇혀 있는 40대 남성을 구출하기 위해 며칠 동안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티아 라 마르 지역에서는 무너진 7층 건물의 경비실에 갇힌 경비원 에르난 힐(43)을 구출하기 위한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칠레, 미국, 포르투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멕시코 등 7개국에서 온 다국적 구조대들이 사흘 동안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잔해를 지우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구조대는 밤사이 힐의 위치에서 거의 1m 앞까지 접근했다. 구조대는 지진으로 손상된 인근 구조물의 추가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칠레 구조대의 크리스티안 베라 대장은 "접근하기 꽤 복잡한 구조"라며 "피해자가 위치한 정확한 지점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AFP통신에 설명했다.
힐의 아내 구스비마르 곤살레스는 "단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국가가 함께 뭉친 것을 본 것은 처음"이라며 "이것은 진정 기적"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힐처럼 무너진 건물에 갇혀 있는 생존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강진 엿새만인 지난 30일 3세 남아가 잔해 속에서 살아있는 채로 발견되는 등 기적적인 생존자도 있었다.
그러나 '골든 타임' 72시간이 일찌감치 지나면서 생존자를 구조할 확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열악한 현장 상황은 생존자 구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날 북부 도시 라과이라에서 무너진 건물의 대부분은 '사망'(deceased)을 뜻하는 'D' 자가 표시됐다. 생존자를 수색했지만 생존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신호라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인명 구조견과 함께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수색한 스페인 구조대 소속 하비에르 로데스는 "사람을 살아있는 채로 구조할 기대가 없는 곳에서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전날 국영 TV 연설에서 사망자가 2295명으로 증가했으며 부상자는 1만 12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은 7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수십 년간 경제 위기로 각종 인프라와 보건 환경이 황폐해졌던 베네수엘라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진까지 발생하자, 주민들은 물자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30일 베네수엘라에서 약 50만 명에게 3개월간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 5000만 달러(약 770억 원)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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