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베네수엘라, 실종 신고 4만명 넘었다…정부 대응 시스템 붕괴
공식 창구 없어 SNS로 가족 찾고 수기 명단 공유 '각자도생'
건물 250채 붕괴, 200명 잔해 아래 갇혀…"최대 10만명 사망"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중부 지역을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 이후 실종 신고가 4만 건이 접수됐지만 정부 공식 집계는 157명에 불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일간지 엘 나시오날은 25일 기준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개설한 실종자 신고 사이트 '데사파레시도스 테레모토 베네수엘라'에 4만 건이 넘는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이 발표한 공식 실종자 집계(157명)와 괴리가 크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 정부는 실종자 신고나 구조자 명단 확인을 위한 어떠한 공식 창구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이 내무사법부, 민방위대 등 주요 기관의 웹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지진 관련 정보는 전무하거나 아예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가족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어진 국내외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결국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섰다.
시민들이 지진 발생 직후 개설한 실종자 신고 사이트는 순식간에 유일한 소통 창구로 자리 잡았다.
가족들은 이곳에 실종된 이의 이름과 사진, 마지막 목격 장소를 올리며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 플랫폼에는 구조된 부상자들이 이송된 병원의 수기 명단이 사진 형태로 공유되는 등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식을 총동원한 '각자도생'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강진은 1900년 이후 126년 만에 베네수엘라를 덮친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됐다. 얕은 진원 깊이와 39초 만에 연달아 발생한 강력한 충격으로 수도 카라카스와 해안 지역인 라과이라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현재까지 공식 사망자는 188명, 부상자는 152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50채가 넘는 건물이 붕괴한 데다 아직 200명 이상이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명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1만 명에서 최대 1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해당 지역 건물들이 지진에 취약한 벽돌이나 진흙으로 지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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