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덮친 베네수…붕괴 현장 곳곳서 "살려달라" 구조 요청

7.2와 7.5의 연쇄 강진…정부, 모든 가용 자원 동원해 총력 구조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26.06.24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윤다정 기자 = 남미 대륙 북단에 자리 잡은 베네수엘라가 예기치 못한 강진의 공포에 휩싸였다. 현지 시간 24일 오후 6시 4분, 서부 야라쿠이주 산펠리페 인근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뒤이어 더 강력한 규모 7.5의 지진이 유마레 인근을 강타하며 베네수엘라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수도 카라카스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베네수엘라 일간지 '엘 나시오날'에 따르면 BBC 문도의 기자인 니콜 콜스터는 "37년 인생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카라카스 중심부 팔로스 그란데스 아파트 7층에 거주하는 그는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공포 속에 현관문과 돌벽 사이로 몸을 숨겨야 했다.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지진 발생 후 시민들이 한 여성을 돕고 있다. 2026.06.24 ⓒ 로이터=뉴스1

지진으로 인해 카라카스 도심의 여러 건물이 붕괴했다. 콜스터 기자는 무너진 잔해 속에서 간절한 구조 요청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구조 요청해요. 우리 여기 있어요." 붕괴 현장 곳곳에서 생존자들이 보내는 다급한 외침이 들려오고 있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카라카스 주민 카르멘 게데스는 침대에 누워 있던 언니와 같은 방에 있다가 강한 흔들림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AFP통신에 "점점 더 강해졌다. 창문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은행 직원 오달리스 에스칼로나는 "계단이 떨어져 나가고 벽 전체가 갈라졌다. 천장에서 물건들이 떨어졌다. 끔찍했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지진 이후 야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 2026.06.24 ⓒ 로이터=뉴스1

지진 발생 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슬픔과 무력감에 빠졌다. 맨발로 나온 이들은 서로를 껴안고 울음을 터뜨렸고, 일부는 반려동물을 구하지 못한 채 건물에서 대피해야 했다. 추가 여진의 공포로 인해 지하 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급히 빼내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카라카스 시내 곳곳은 지진의 상흔으로 가득하다. 전신주가 쓰러져 전기가 끊겼고, 통신마저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주민들은 건물 벽이 갈라지고 가재도구가 쏟아져 내린 참혹한 현장을 뒤로한 채, 언제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는 막연한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한 여성이 거리에서 아이를 달래고 있다. 2026.06.24 ⓒ AFP=뉴스1

이번 재난 이후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카라카스 북쪽 약 40km 지점에 위치한 해안 주 라과이라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경찰, 소방관, 민방위대 등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작업에 나섰다. 또한 추가 여진의 위험이 있는 만큼 모든 주민에게 건물 밖으로 대피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라과이라 지역은 통신이 두절돼 재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현지 주민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전했다. 소셜 미디어와 왓츠앱 대화방에는 실종된 사람들의 사진이 돌기 시작했고, 절망에 빠진 가족들이 이들의 행방이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애타게 정보를 찾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 옆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026.06.24 ⓒ 로이터=뉴스1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상당한 피해를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의 산사태와 액상화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와 구호 단체들은 사상자 규모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며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진 직후 베네수엘라 인근 해안과 도서 지역에 발령되었던 쓰나미 경보는 모두 해제되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멈추지 않는 여진의 공포와 건물 붕괴에 따른 2차 피해의 위협 속에 밤을 지새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알타미라 지역의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 AFP=뉴스1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시민들이 붕괴된 건물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베네수엘라 북부 해안 도시 모론에서 규모 7.1,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24일(현지시간) 카라카스의 경찰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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