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사상 최대 규모 자유시장 개혁안 발표…경제 위기 타개 목적

민간 부문 역할 확대하는 내용의 176개 개혁안

13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전력난 항의 시위에서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태우고 있다. 2026.05.1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쿠바 정부가 미국의 연료 봉쇄로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자유시장 개혁안을 내놓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는 18일(현지시간) 국회 연설에서 은행, 임금, 기업 소유권, 외국인 투자, 농업 등 전방위에 걸친 176개 개혁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혁안은 공산당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날 국회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핵심은 민간 부문 역할 확대다. 100명 이상을 고용하는 민간기업 설립이 처음으로 허용되고, 개인이 기업 여러 개를 소유할 수 있으며, 민간은행 설립과 외국인의 민간 부문 투자도 가능해진다. 관광·농업·통화시장 등 주요 산업도 민간 투자에 개방된다.

쿠바 경제학자 대니얼 토랄바스는 이번 조치를 “1959년 혁명 이후 가장 심대한 경제 개혁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하며, 쿠바 경제 모델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전날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긴급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60년 넘는 무역 제재와 최근의 연료 봉쇄가 위기를 악화시켰지만, 내부적 장애 요인도 인정했다.

마레로 총리는 개혁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공산당에 어려운 결정을 미루지 말 것을 촉구한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월 단행한 석유 봉쇄는 쿠바 경제를 사실상 마비시켰다. 전력 공급이 30시간 이상 끊기고, 식량·연료·식수·의약품 부족이 심화하면서 국민 생활은 극도로 어려워졌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