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외무·국방, 정치혼란 속 美전투기 도입 차질 빚자 사임
임시대통령 "계약 최종 결정 대선 당선자에게 맡길 것"
駐페루 美대사 "불성실 거래 시 안보 보호 전력" 경고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페루의 미국 전투기 구매 계약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자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이 "교역 상대국으로서의 신뢰도를 위협한다"고 항의하며 사임했다.
22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호세 마리아 발카사르 페루 임시 대통령은 지난 20일 전투기 구매 계약의 최종 결정을 대통령 선거 당선자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페루는 지난해 프랑스의 라팔과 스웨덴의 그리펜을 제치고 미국과 F-16 24대를 구매하는 3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12대가 2029년부터 인도될 예정이었다.
이 계약은 페루 대선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 지지부진해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 12일 실시된 페루 대선에서는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어 오는 6월 7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페루는 최근 수년간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며 대통령 탄핵과 축출이 반복되고 있다. 2016년 이후 8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등 정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역대 최다인 35명의 후보가 난립했다.
베르나르도 나바로 주페루 미국대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에 "미국과 불성실하게 거래하고 미국의 이익을 훼손한다면, 미국과 우리 지역의 번영과 안보를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발카사르 대통령은 전날(21일) 국영TV에 출연해 계약 중단의 이유를 "국내에서 해결해야 할 심각한 사회적 격차에 맞게 공공 자금이 적절하고 합리적으로 사용되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며 "미국과의 대립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고 데 셀라 페루 외무장관은 "이 결정이 우리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고 신뢰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계약이 국가안보회의의 승인을 거쳐 20일 이미 체결됐고, 22일 초기 납입금이 납부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페루 경제부도 21일 록히드 마틴과의 계약에 따른 초기 납입금으로 4억 6200만 달러(약 6842억 원)를 이체했다고 발표했다.
카를로스 디아스 페루 국방장관은 "전투기 구매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와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도 로스피글리오시 페루 국회의장은 발카사르 대통령에게 "정치적·법적·지정학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미국과의 계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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