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버스가 불타고 있다…경찰 단속 맞선 갱단 '납치·방화' 폭주

당국 대대적 마약밀매 단속에 버스 수백대 불태워…교통마비·시민 공포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중심부에서 경찰 작전 중 마약 밀매업자들이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의 모습. 2026.03.18.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경찰이 대대적인 마약밀매 조직 단속에 나서면서 범죄조직들이 버스 납치와 방화로 대응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18일 리우데자네이루 특수경찰대(BOPE)는 산타 테레사 지역에서 대규모 단속 작전을 벌였다. 무력 충돌 끝에 리우데자네이루 최대 범죄조직 코만도 베르멜로(붉은 사령부)의 핵심 인물 아우구스토 도스 산토스가 숨지자, 조직원들은 보복으로 버스 1대를 포위해 승객들을 쫓아낸 후 대로 한복판에서 불을 질렀다.

화재가 발생한 버스의 운전기사 마르시오 수자는 "그들이 올라타더니 승객들을 내리게 하고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며 "누구에게도 바라지 않을 끔찍한 기분이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파벨라(빈민가)를 장악한 무장 범죄조직과 경찰 사이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조직원들은 시내버스를 탈취해 경찰 순찰을 막고 수 시간 동안 교통을 마비시키는 바리케이드로 활용한다. 도시에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세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된다.

지난해 10월 132명을 숨지게 한 마약밀매 조직 단속 작전 당시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전역에서 시내버스 100대 이상이 승객과 함께 탈취됐다. 당시 시민 약 50만 명이 버스 이용에 차질을 빚었다.

한 35세 버스 기사는 최근 오토바이를 탄 범죄자들이 자신을 습격해 열쇠를 뺏고 차량에 휘발유를 뿌렸다며, 다행히 경찰이 제시간에 도착해 버스가 불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그는 "공포가 엄청났다. 그 순간 가족과 아이들 생각뿐이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중심부에서 경찰 작전 중 마약 밀매업자들이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의 불을 끄기 위해 소방관들이 가정용 소화기를 사용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2026.03.18.ⓒ AFP=뉴스1

리우데자네이루의 버스회사연합 '리우 오니부스'에 따르면 지난해 스트레스와 공황 발작으로 병가를 낸 운전기사가 200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범죄조직에 의해 바리케이드로 사용된 버스는 254대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버스 납치 사태는 주민들의 삶에도 큰 지장을 주고 있다. 간병인으로 일하는 모니카 코레이아(56)는 예상치 못한 지연 상황에 대비해 필요한 시간보다 3시간 일찍 집을 나선다고 말했다.

엘리시아니(43)는 "너무 위험해서 더 이상 버스를 타지 않는다. 여러 파벨라를 통과해야 하는데 최근 충돌이 잦아졌다"며 "범죄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버스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중반 사이 교통마비로 학교에 가지 못한 학생이 19만 명에 육박했다.

시 당국은 납치 사건이 급증하자 리우 오니부스와 협력해 경찰 작전 예고를 회사 측에 알리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리우 오니부스의 대변인 파울루 발렌치는 버스 납치 사건이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며 "버스 한 대가 바리케이드로 쓰이면 50대 이상의 다른 버스들이 멈춰 서고, 그만큼의 버스들이 노선을 우회해야 한다. 일부 노선은 우회로조차 없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