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수감자 2010명 석방 예정…"인도주의적·주권적 결정"

로이터 "美와 협상 진전 바라는 양보 신호"

16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시내 거리에서 올드카 한 대가 쓰레기 더미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6.02.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석유 봉쇄와 에너지 위기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인 쿠바가 2일(현지시간) 교도소에서 수감자 2010명을 석방하기로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쿠바 관영 신문 그란마는 이번 조치를 "인도주의적이고 주권적인 결정"이라며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이 저지른 범죄, 수감 중 양호한 행실, 형량의 상당 부분을 복역했다는 사실, 건강 상태에 대한 면밀한 분석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으로 특정한 결정을 내린다는 추측을 부인해 왔으나, 이번 대규모 석방은 미국과의 협상 진전을 위한 쿠바 측의 양보 신호로 풀이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부터 쿠바에 대해 사실상 석유 봉쇄를 시행했으며, 다른 나라가 쿠바에 석유를 공급한다면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에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이 차단됐고, 멕시코도 쿠바에 대한 원유 수출이 중단돼 쿠바는 극심한 에너지 위기와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어 왔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TV 생중계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쿠바 관계자들이 최근 미국 정부 대표들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이견에 대한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했다"며 처음으로 미국과의 협상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지난 31일에는 주미 쿠바 대사대리 리아니스 토레스 리베라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쿠바 경제 전환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함께 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쿠바는 지난달 바티칸 중재로 수감자 51명을 석방한 바 있다.

한편 인권 단체들은 쿠바 정부가 정치범 수백 명을 수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석방 대상 중 일반 범죄 수감자와 반정부 시위 관련 혐의를 받는 수감자들의 비중이 각각 얼마나 되는지는 불분명하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