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원유 '유령선단' 16척, 마두로 축출 이틀만에 집단 탈출
신호 끄는 등 방식으로 美 해상봉쇄 뚫고 도주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의 제재를 받은 유조선 최소 16척이 최근 이틀간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을 막기 위한 미 해군 봉쇄를 피해 베네수엘라 수역을 탈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위치를 속이거나 신호를 끄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수 주 동안 베네수엘라 항구에 정박해 있었으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된 후인 지난 이틀 사이 모두 사라졌다.
이 가운데 4척은 위성 추적 결과 가짜 선박명과 좌표를 사용해 항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2척은 신호를 끊은 채 사라져 위성 사진에서도 행방이 파악되지 않았다. 이들 배 중 15척은 이미 이란과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6일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입출항을 막기 위해 수역에 대한 '완전 봉쇄'를 선언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를 "현대사에서 가장 큰 격리 조치 중 하나"라며 정권의 수익 창출을 마비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는 제재에서 미국 기업 셰브론이 미국으로 운송하는 원유는 예외로 인정했다.
미군은 지금까지 해상 봉쇄로 세 척의 유조선을 차단했다. 스키퍼라는 이름의 유조선은 중국으로 향하다 압류됐고, 또 다른 배인 센추리스호는 선박 검문만 받았다. 세 번째 유조선인 벨라 1호는 여전히 추적 중이다.
여러 척의 제재 유조선이 봉쇄에도 베네수엘라 해역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선박명이나 좌표를 속이는 것 말고도 여러 선박이 동시에 출항해 봉쇄선을 뚫는 방식 덕을 본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생산 중단 위험에 직면해 있다. 무단 출항한 선박들은 마두로 측근으로 제재 대상인 알렉스 사브와 라몬 카레테로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러한 수법들은 "유령 선단"으로 알려진 불법 유조선 집단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폐선된 선박의 이름을 사용하거나 선체에 페인트칠하는 행위, 그리고 위치를 위장하여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행위 등도 이용된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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