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왜 베네수엘라를…마두로 축출·체포한 트럼프 노림수

마약 카르텔 수장 규정해 '국가안보' 명분
중·러 거점 제거해 '중남미 주인은 미국'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좌측)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생포했고 미국 법원에 세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 시점에 마두로를 전격 타격했는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단이 베네수엘라를 거점으로 한 마약 유통망을 뿌리 뽑고 라틴아메리카 내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완전히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마두로를 마약 범죄자로 규정해 뉴욕 법정에 세우려는 행보는 1989년 파나마 침공의 '노리에가 모델'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마두로를 단순한 독재자가 아니라 마약 카르텔의 수장으로 규정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 등은 미국 법무부가 마두로를 '마약 테러리즘' 혐의로 기소한 점에 주목했다. 베네수엘라를 통해 유입되는 코카인이 미국 내 펜타닐 위기 등 마약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이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 군사 작전의 명분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의 뒷마당인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는 마두로 정권이 러시아의 군사 지원과 경제적 차관에 의존하며 미국 봉쇄를 버텨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이번 공습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의 사실상 주인이 미국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선언하고 적대적 강대국들의 거점을 제거하려고 했다는 평가다.

경제 제재만으로는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군사적 해결책'을 선택했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 등 경제 매체들은 트럼프가 유조선 완전 봉쇄를 선언했지만 유조선들이 계속해서 유지되면서 더 강력한 본보기가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플로리다주 등 보수적인 라틴계 표심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선박 추적 데이터와 싱가포르 해운 중개업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중국 소유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천선니(Thousand Sunny)'호가 현재 베네수엘라를 우회해 나이지리아로 항로를 변경했다. 이 선박은 지난달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봉쇄' 선언에도 불구하고 항로를 유지해왔으나, 실제 미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결국 기수를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는 마두로를 1980년대 파나마의 군사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와 동일시한다. CNN과 AFP통신은 이번 작전이 노리에가를 체포했던 '저스트 코즈(Just Cause: 의로운 대의' 작전과 매우 흡사하게 설계됐다고 보도했다. 범죄 혐의가 있는 독재자를 직접 체포해 미국 법정에 세움으로써, 국제 사회에 "미국법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