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무릎에 발 얹고 '발톱 손질' 시킨 여성의원…"당장 해고" 페루 발칵

황당 '발톱 스캔들' TV 공개되자 국민 여론 들끓어
"보복성 유포한 것" 해명…윤리위 '정직 처분' 예고

페루 좌파 성향 소속 의원 루신다 바스케스(67). 출처=유튜브 MCI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국회의사당 안에서 여성 의원이 보좌관에게 발톱 손질을 받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AFP등 외신에는 최근 페루의 좌파 성향 소속 의원 루신다 바스케스(67)가 국회의사당 안 소파에 기대어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하는 동안, 옆에서 남성 보좌관이 맨발의 그녀 발톱을 깎아주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6일 찍힌 것으로,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지난주 페루의 주요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아메리카 텔레비전'에서 공개되며 순식간에 SNS를 통해 확산됐다.

페루 현지 언론은 "이미 범죄조직 결탁해, 각종 부정을 저지르면서 '부패 스캔들'로 신뢰를 잃은 정치권이 또 한 번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국회 윤리위원장 엘비스 베르가라는 즉각 입장을 내고 "공적인 직무와 무관한 사적인 편의를 위해 직원을 이용한 것은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며 "국민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내주 윤리위원회에서 정식 징계 절차를 개시해 임시 정직 처분에 처할 것을 예고했다.

'보좌관들의 보복성 유포?'…어처구니없는 여성의원의 해명

논란이 커지자 바스케스 의원은 의원은 "사진이 맥락 없이 잘려 나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보좌관을 협박하거나 강제로 시킨 일이 없으며, 이는 전직 보좌진들이 나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지 여론은 싸늘하다. 시민들은 "이 시국에 국회에서 네일케어라를 받는 게 말이 되냐? 보좌관이 당신 노예냐?", "국민 세금으로 뽑은 보좌관에게 저런 일을 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 저 여자를 당장 해고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페루 좌파 성향 소속 의원 루신다 바스케스(67). 출처=유튜브 MCI

정치 분석가 페르난도 투에스타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단순한 품행 문제가 아니라, 의회의 도덕적 파산을 상징하는 사건"이라며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이런 장면은 또 다른 혐오감과 냉소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현재 페루 정치권은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의 부패 근절과 범죄조직 대응에 실패해 탄핵당하며 국민적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 페루 여론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의회에 대한 국민 불신율은 여전히 9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리위원회는 다음 주 바스케스 의원에 대한 공식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페루 정치권 전체의 도덕적 붕괴를 상징하는 단편적인 모습"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