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뿔났나…베네수엘라, 노르웨이·호주 주재 대사관 폐쇄

'친러' 아프리카 국가에 새 대사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25년 5월 25일 카라카스의 볼리바르 광장에서 의회 및 지역 선거 결과를 축하하며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베네수엘라 정부가 노르웨이와 호주 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외교조직 재편의 일환으로 노르웨이와 호주 주재 대사관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대사관 폐쇄에 따라 노르웨이와 호주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 교민에 대한 영사 업무는 겸임국 외교공관을 통해 제공된다.

노르웨이 외무부는 로이터통신에 대사관 폐쇄 통보를 받았지만 그 이유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한 지 사흘 만에 나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마차도는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에 항거해 온 인물로 마두로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기도 하다. 마두로 대통령 3연임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야권 지도자이지만 피선거권 박탈로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마차도는 지난 10일 노벨평화상 발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상을 고통받는 국민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헌정한다"고 하는 등 트럼프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 이것이 마두로 정권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사이 최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퇴치 작전을 명분으로 군함과 핵 추진 잠수함을 카리브해 남부에 배치하고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공격해 수십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전면적 침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아울러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와 짐바브웨에 새 대사관을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 러시아와 외교적으로 밀착한 국가들이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