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구기금 "트럼프 지원 삭감으로 전세계 생식보건 파괴"

유엔인구기금의 나탈리아 카넴 사무총장 ⓒ AFP=뉴스1
유엔인구기금의 나탈리아 카넴 사무총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전세계 생식 보건을 파괴했다고 유엔인구기금(UNFPA)의 나탈리아 카넴 사무총장이 비난했다.

카넴 사무총장은 10일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UNFPA가 예산 삭감을 경험했지만 트럼프 정책 영향은 훨씬 더 "파괴적"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처럼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일부 지역에서는 트럼프의 정책 영향으로 3억3000만 달러 넘는 프로젝트가 사실상 하룻밤 사이에 종료됐다고 그는 지적했다.

요르단의 자타리 난민촌에서는 수 년 동안 1만8000명 넘게 분만했던 산부인과 병동이 폐쇄됐고 자금 삭감으로 병동의 조산사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의 예산 삭감으로 인한 정확한 영향을 추정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산모 사망률 증가와 의도하지 않은 임신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카넴 총장은 예상했다.

미국의 정책 변화는 자금 삭감뿐만 아니라 성평등 문제도 야기한다. 카넴 총장은 "우리는 항상 변화를 수용하지만, 전 세계 여성과 소녀들의 삶과 죽음을 좌우하는 공통의 가치를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춘기 소녀들은 학교 교육을 마칠 자격이 있으며 임신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가족 전체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교환되거나 결혼으로 몰리지 않을 권리도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UNFPA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14개국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경제적 장벽 때문에 자녀를 더 많이 낳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대로 5명 중 1명은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고 성인 3명 중 1명은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카넴 총장은 사람들이 인구 압박 문제를 거의 극단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하며 여성들이 진짜 원하는 바, 권리, 선택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