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도 포기한 유가 전망…"이란전쟁 종결방식 모델링 불가"

기존 상정한 '레드라인' 줄줄이 붕괴…유가 100달러·美휘발유 4달러대
브렌트 적정가 90달러 vs 실제 106달러…"추가 400만배럴 차질 위험 반영"

이란 국기 앞을 지나는 이란인들. 2026.07.0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 전쟁이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월가의 대표적인 원유 분석기관인 JP모건이 유가 전망의 기준 시나리오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쟁 초기 예상했던 경제적 '레드라인'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종전이나 공급 정상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에 따르면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원유시장에 대한 명확한 기본 전망이 없다고 밝혔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를 모델링할 방법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전쟁 초기 미국 정부가 감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몇 가지 경제적 한계선을 설정했다. 하지만 전쟁이 7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37달러까지 상승했다. 특히 디젤 가격은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갤런당 6.3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동서횡단 송유관까지 공격받으면서 중동의 추가 공급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현재 하루 약 10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을 감안한 9월 브렌트유 적정 가격을 배럴당 90달러 정도로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 유가가 106달러에 육박하는 것은 앞으로 하루 400만 배럴가량의 공급이 추가로 차질을 빚을 위험까지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가가 공급 차질 규모만큼 폭등하지 않은 것은 수요 감소와 아직 남아 있는 재고 덕분이라고 JP모건은 평가했다. 전쟁 이후 전 세계 원유·석유제품 재고는 약 5억 5500만 배럴 감소했는데, 이는 JP모건이 당초 예상했던 감소량의 3분의 1 정도다.

같은 기간 세계 석유 수요는 전년보다 하루 약 440만 배럴 줄었다. JP모건은 재고를 대규모로 소진하는 대신 높은 가격에 따른 수요 감소가 공급 충격을 흡수하면서 전쟁 이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94달러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아직 중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에 상당한 재고가 남아 있어 단기적으로 유가의 추가 급등을 막을 완충장치는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동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JP모건은 중동 원유 흐름이 현재 수준에 머물 경우 4분기와 12월 유가가 기존 전망치인 각각 약 80달러와 78달러보다 7달러와 8달러 높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JP모건은 미국과 이란 어느 쪽에서도 긴장을 완화할 뚜렷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 차질을 일시적 현상으로 전제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