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젤 1갤런 5.82달러 사상 최고…"이란전쟁·러 정유시설 타격"
2022년 우크라전쟁 직후 기록 경신…올해 들어 공급난 심화
가을 농업·겨울 난방 수요까지 겹쳐 추가 상승 우려…물가 압력 키울 듯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재개에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 디젤 공급난이 심화한 영향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가정보업체 가스버디가 집계한 미국 전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5.820달러로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6월17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5.819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디젤 가격은 지난 7월 15일부터 갤런당 5달러를 웃돌고 있다. 패트릭 드한 가스버디 석유분석 책임자는 올해가 미국 역사상 디젤 가격이 가장 비싼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공급 부족이다. 디젤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28일 이후 55% 상승했다.
전쟁 이전 걸프 지역을 통해 하루 약 90만 배럴의 디젤과 35만 배럴의 항공유가 운송됐다. 이는 각각 전 세계 해상 운송 물량의 약 10%, 20%에 해당한다고 원유 운송정보업체 보텍사는 추산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의 가동 차질이 이어지면서 공급난이 더욱 심화했다. 러시아는 오는 30일까지 디젤 수출을 금지한 상태다.
공급 부족은 미국 내 재고에서도 확인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디젤과 난방유를 포함한 중간유분 재고는 지난달 같은 시기 기준으로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미 동부지역의 재고는 지난달 28일로 끝난 주에 1930만 배럴까지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0년 이후 최저다. 동부지역에서는 겨울철 주택과 사업체의 난방에 난방유를 많이 사용해 재고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가을철 농작물 수확과 남반구 파종이 시작되면서 농업용 디젤 수요가 늘고 겨울철 난방유 소비까지 증가할 경우 가격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데이비드 러셀 트레이드스테이션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는 "디젤 소비가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고 있는데 9월 초 기준 재고는 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가을에는 농민과 트럭 운송업체의 디젤 사용이 늘어 가격이 더 급격하게 오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디젤 가격 상승은 미국의 물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디젤은 트럭 운송과 농업, 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운송·생산비가 상승하고 결국 식품 등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다.
미국 정유업체들은 높은 정제마진을 활용하기 위해 가동률을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디젤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해외 정유시설의 공급 차질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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